(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최근 코스닥이 부진하고, 상장폐지 기업이 속출하면서 메자닌 투자에도 경고음이 높아졌다. 높은 수익을 노리고 투자에 나선터라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 기업 중 일부가 최근까지도 전환사채(CB) 등을 발행해 자금조달에 나섰다. 대부분 재무구조가 열악한 곳이어서 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너지스와 감마누, 우성아이비, 레이젠, C&S자산관리 등은 상장폐지가 결정되기 직전까지 CB 발행에 나섰다.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도 CB를 매입해 셀다운 하는 등 투자에 나섰다.

전환사채는 채권으로 발행되지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 주가가 오를 경우 전환권을 행사해 차익을 얻을 수 있으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전환권을 포기하고 회사채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회계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들의 경우, 자금 상황이 열악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원리금 상환 자체가 어려울 수 있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환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도 결산 실적이 나오기 전 서둘러 자금조달에 나선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무보증으로 발행됐다는 점도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 전후로 관리종목이 속출하지만, 전환가액 자체가 현저하게 낮아 상폐 위기를 넘길 경우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들의 투자는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파홀딩스 등의 경우 상폐 위기를 넘기며 신주인수권부사채 투자자들이 대박을 터뜨린 사례도 있다. 리켐 등의 발행사도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된 이후 다시 전환사채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코스닥이 부진하면서 CB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도 크게 늘어났다. 올해 코스닥 상장사가 발행한 CB의 리픽싱은 67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0개에 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향후 발행기업의 주가가 반등하게 되면 CB 투자자는 대폭 낮아진 전환가에 주식을 살 수 있어 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규모 리픽싱 물량에 따라 향후 주가 반등이 제약되고, 무분별한 메자닌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조 단위의 코스닥 벤처펀드 등장 이후 메자닌 투자가 호황을 맞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으나 이와 함께 퀄리티가 낮은 메자닌 발행도 속출해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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