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카타르 국립은행(QNB)의 자산담보부채권(ABCP) 우려에서 촉발된 펀드런 사태가 국내 자산운용사의 희비를 갈랐다.

QNB ABCP를 담은 MMF에서는 자금이 급속도로 빠졌지만, 이를 담지 않은 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화스마트법인 MMF 1호'의 순자산액은 2조8천787억 원(5일 기준)으로, 지난달 중순 QNB ABCP 우려가 제기되기 전보다 약 8천500억 원 급증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법인MMF1호'도 1천700억 원가량 늘어 2조468억 원을 나타냈다.

DB자산운용과 알파에셋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이 급속한 자금 이탈에 MMF 환매를 연기하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이 축소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91조2천779억 원(9월 28일 기준)을 기록해 2015년 1월 5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 연고점인 8월 8일(131조9천496억 원)에 비하면 약 한 달 반 사이에 40조 원이 넘게 빠졌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QNB ABCP 우려에 일부 펀드가 반사이익을 누렸다고 판단했다.

QNB ABCP 위험이 부각되자, 이를 담지 않은 펀드가 안전하다는 판단에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A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분기 초이지만, QNB ABCP를 담은 펀드에는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QNB ABCP를 담지 않은 펀드에는 자금이 오히려 몰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디트형보다는 국공채형 MMF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관찰됐다는 평가다.

B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이달 기관 자금이 크레디트형보다는 안전한 국공채형 MMF로 유입되는 경향도 최근 강화된 분위기다"고 말했다.

한편, QNB ABCP발(發) 펀드런은 터키의 금융불안에서 시작됐다.

QNB가 터키 파이낸스뱅크를 2016년 인수했는데, 금융불안이 확산할 경우 QNB에 타격을 주고 QNB ABCP를 담은 국내 펀드의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펀드 자금이 빠르게 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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