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1년 넘게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사장)이 선임됨에 따라 그가 향후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안 CIO의 선결 과제는 최근 국내주식을 필두로 악화하는 기금운용 수익률을 제고하고, 운용역 이탈로 몸살을 앓는 조직을 안정시키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공단은 안 전 사장을 CIO로 최종 확정하고 지난 8일 오후 전북 전주 국민연금 사옥에서 임명장을 수여했다.

국민연금은 안 CIO 선임 배경에 대해 전문성·글로벌 역량·국민연금 기금에 대한 이해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CIO는 작년 7월 17일 강면욱 전 CIO가 일신상의 이유로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뒤 1년 넘게 공석이었다. 국민연금 CIO는 올해 7월 말 현재 국민 노후자금 643조 원을 굴리는 책임자로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신임 국민연금 CIO의 가장 큰 과제는 수익률 제고와 조직안정이 될 전망이다.

지난 1988년 이후 국민연금의 총 누적 수익금은 308조 원, 연평균 수익률은 5.50%다. 올해의 경우 7월 말 기준 총 수익금이 8조7천억 원, 전체 수익률은 1.39%다.

해외주식에서 8조3천억 원, 국내 및 해외채권에서 4조9천억 원, 국내 및 해외 대체투자에서 3조6천억 원의 수익을 냈다. 그러나 국내주식 부문의 경우 약 8조 원의 평가액이 줄어들었다. 국내주식 수익률은 마이너스(-)6.11%다.

연기금 운용역은 "국민연금이 작년에는 국내주식시장에서 약 27조 원의 수익을 냈지만, 올해는 1~7월 중 8조 원가량의 손실을 냈다"며 "국내주식을 중심으로 운용 수익률을 높여가는 것이 신임 국민연금 CIO의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2월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이후 CIO와 CIO 직무대리, 실장이 연이어 이탈하고 신입 운용역 보강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운용역 이탈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새 CIO의 몫이다.

운용직 정원은 2016년 259명, 2017년 274명, 2018년 278명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기금운용본부의 현재 인원은 정원을 크게 밑도는 240여 명이다.

더욱이 실장급 보직 8석 중 주식운용실장과 대체투자실장 등 2석은 공석으로, 채권운용실장이 주식운용실장을 겸직하고, 기업투자팀장이 대체투자실장을 직무 대리하는 형편이다.

연기금 운용역은 "지리적 입지와 열악한 처우가 국민연금이 운용역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안 CIO가 기금운용본부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으로 일한 경험을 가진 만큼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운용업계는 안 CIO 선임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가 운용업계 베테랑이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도 일했기 때문에 조직을 추슬러 본궤도에 올리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다만 CIO 공백이 길었던 데다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만큼 임기 초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안 CIO는 취임 일성으로 "고착화하고 있는 저금리·저성장 기조 등을 극복하고자 투자지역과 대상을 다변화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기금 수익 제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8번째 본부장이며, 기금이사로는 9번째이다.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추가로 1년까지 연임할 수 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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