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보다 금리를 빨리 올리게 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여름 중반으로 전망했다.

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그는 "ECB가 금리를 내년 여름 후반이 아니라 중반쯤 올려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심지어 여름 초반에 올려도 놀라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ECB는 금리 인상 직전까지도 시기에 대해 선택권을 열어놓는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2019년 9월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엘 에리언 경제자문은 "각 국가의 금리 역학관계는 국가별 경제정책의 차이 혹은 경제 상황의 차이에 완벽히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젠 한 국가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다른 곳의 경제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ECB의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당해야 하므로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금리인상을 서두를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로존의 올해 9월 인플레이션율은 8월보다 0.1%포인트 오른 2.1%로 조사되면서, ECB의 목표치인 2%를 소폭 웃돌았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너지 비용은 금세 바뀔 수도 있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더 빨리 상승할 경우 ECB가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고 엘 에리언 경제자문은 설명했다.

한편, 미국에 대해선 향후 2년간 경제전망이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엘 에리언 경제자문은 "자본을 끌어들이는 측면이나 성장률에 있어 미국 경제는 좋은 자리에 위치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전망은 과하게 비관적이라면서, 국내적 측면에서는 미국 경제를 침체기에 빠뜨릴 요인이 없다고 지적했다.

IMF는 지난 8일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미국 올해 경제성장률은 종전과 동일한 2.9%로 제시했지만, 내년 경제성장률은 이전보다 0.2%포인트 낮아진 2.5%로 제시한 바 있다.

엘 에리언 경제자문은 "국내수요가 뛰게 하는 3가지 요인인 정부 지출, 가계지출, 기업투자 모두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는 최소 2년간은 미국 경제를 끌고 나갈 것이며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4%를 기록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성장에 방해요인이 등장한다면 이는 국내적인 요인이 아닌 국외적 요인일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경기 확장이 오래 지속되긴 했지만 매우 느린 확장이어서 과거의 경기확장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걱정되는 건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엘 에리언 경제자문은 "미국이 직접 초래한 무역전쟁 때문에 혹은 유럽이나 신흥국으로부터의 전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아직은 무역전쟁이라고 보긴 어려우며, 무역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은 25%로 내다봤다.

그는 무역 전쟁 가능성을 이렇게 낮게 책정한 이유에 대해 "미국이 채찍과 당근 중 채찍만 들고나와 무역분쟁 비용을 증가시키고자 마음먹으면, 미국이 모든 양자 간 무역 분쟁을 이길 것"이라며 "한국, 멕시코, 캐나다, 유럽 연합(EU)이 이런 상황을 이해했듯 중국도 알게 될 것이며 이는 시간문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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