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크레디트 채권의 발행과 유통시장 간 온도 차가 커진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공사채 등 크레디트 채권 전반적으로 발행이 줄어든 데다 유통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채권은 비선호 종목이나 구간이라는 점을 괴리 이유로 꼽았다.

10일 연합인포맥스 발행 만기 통계 추이(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올해 중 공사채는 593조 원 발행했다. 올해 공사채 만기는 614조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발행 규모가 작았다. 물론, 지난해 만기도래 물량이 올해보다 많았던 이유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순발행을 스퀘어(0) 수준으로 가져간 것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2015년부터 공공기관의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공사채 총량제를 실시했지만 3년 만에 폐지됐다.

정부는 당시 "기관의 자율적 재무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공사채 총량제는 폐지한다"고 밝혔다.

공사채 총량제가 폐지에도 공사채 발행은 오히려 더 줄어든 셈이다.

공사채를 제외한 크레디트 채권도 발행물이 강한 상황이다.

시장참가자들이 대량으로 크레디트 채권을 매수할 때 발행시장에서 한꺼번에 사는 게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사 모으는 것보다 편리하다는 점을 꼽았다.

유통시장에 나오는 채권이 시장참가자들의 비선호 종목 위주라는 것도 유통시장의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근본적으로는 크레디트 채권의 공급 부족이 발행물과 유통물의 괴리를 일으키는 원인인 것 같다"며 "금리 레벨도 매력적인 데다 발행 자체도 별로 없다 보니 사람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시장에 나오는 물건들은 선호하지 않는 만기나 종목, 섹터다 보니 유통시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인식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유통시장에서는 대량으로 구매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며 "규모가 큰 곳은 발행시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발행물 수요가 많다 보니 관심이 많은 채권은 발행 공지와 동시에 마감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장기투자기관의 크레디트 채권 매수도 발행시장을 달아오르게 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크레디트 채권 중에서도 괜찮은 채권은 절대금리가 높아서 시장참가자들이 선호하는 데다, 최근에는 보험사들이 매수하면서 발행물 강세가 더해졌다"며 "아무래도 입찰이 강하다 보면 다른 발행물에도 전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보험사 관계자는 "크레디트는 장기 쪽 발행이 거의 없어서 만기가 좀 길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절대금리가 높아서 장투기관에서도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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