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7거래일째 동시 급락…'똘똘한 미국'에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내 증시가 7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국내증시의 저평가 요인이던 북한 리스크,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국면에서도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거래일간 1조7천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3천248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코스피는 지난 9월28일 2,343.07에서 2,227선으로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822.27에서 747선으로 추락했다.

◇韓저평가 해소보다 미 금리·환율에 주목

남북경제협력과 한반도 종전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계속 돈을 빼고 있다.

미국 금리와 달러의 방향이 뚜렷해지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은 점점 가속화하고 있다.

증시에서는 미국 경기회복세가 가팔라짐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년 금리인상은 최소 2회 이상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0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콘퍼런스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다가서는 속도가 비교적 빠르다(Relatively Quickly)"고 평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도 6거래일 연속 올랐다.

외국인 자본 이탈과 달러 강세 기대가 함께 합쳐지면서 증시 하락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렸다.

증시에서는 미국 경제 호조에 따른 신흥국 자금 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동안 신흥국에 남아있던 자금이 일제히 '똘똘한 미국'으로 향하는 셈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미국이 아닌(Non-US) 국가들은 감기 내지 독감에 시달릴 것"이라며 "기술적 분석상으로도 미국 채권금리, 달러 모두 10년 이상 장기하락 추세를 벗어나 상승 추세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채권, 달러의 방향이 뚜렷해지는 만큼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등락과정은 추세에 베팅할 기회"라며 "글로벌 주식시장, 위험자산은 채권금리 상승,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는 국면을 활용해 비중을 줄여갈 필요가 있다"고 투자 전략을 언급했다.

◇국내증시 저점이지만 외국인 귀환여부 불투명

달러가 차별적인 미국 경기동력과 통화정책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이같은 흐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최근 증권사는 물론 기관의 해외투자가 활성화됨에 따라 외국인 자금만 빠져나가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국내증시 급락에는 기관의 매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과 더불어 기관투자자 역시 지난 7거래일 동안 코스닥에서 1천억원 넘게 순매도에 나섰다. 기관은 코스피에서는 10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순매도가 크지 않을 뿐 지수를 받치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특히 증시 구원투수로 꼽히던 국민연금도 기금운용본부장(CIO) 자리가 1년3개월간 비어있었다. 국민연금은 지난 8일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을 CIO로 선임했다.

기관마저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되지 못한 채 해외투자 비중을 늘려갈 경우 증시 하락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국내에서 컨트롤할 수 없는 미국 금리와 환율이라는 두 변수가 시장을 움직이면서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든지, 미국 시중금리가 하락하든지 둘 중 하나는 해소가 돼야 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한반도 종전 가능성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매수 요인이 되지는 못할 것이며, 기관투자자의 수급도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며 "밸류에이션상 국내증시가 저점은 맞지만 외국인이 다시 매수를 시작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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