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미국 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다만, 미 증시 급락의 이유가 미 금리 상승 우려라는 점에서 한국 채권금리도 마냥 안전자산에 기대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31.83포인트(3.15%) 폭락한 25,598.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3% 넘게 빠졌고, 나스닥지수는 4% 넘게 하락하는 등 주요 지수가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전일 미 국채금리는 3.96bp 하락한 3.1683%, 2년물은 3.69bp 내린 2.848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에도 미 증시는 미 금리 상승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있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취임을 앞두고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파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당시 다우지수는 이틀 동안 1,8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이날 채권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2월 주가가 폭락했을 때 서울채권시장의 흐름이 어땠는지를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당시 미 10년물 금리가 2.80%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주가지수 급락에 하루 동안 13.4bp 급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졌다.

하지만 한국 국고채 금리는 당시 미 금리 급락에도 강세 폭이 크지 않았다. 3년물은 3.4bp, 10년물은 5.4bp 하락에 그쳤었다.

파월 의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융시장이 변동성 확대를 통해 질서정연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준은 올해 이미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2월에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묘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10일 외신에서 "연준이 너무 긴축적이다"고 말하면서도 "주식시장 하락은 실제로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조정이다"라고 언급했다.

서울채권시장은 특히나 외국인의 동향에 주목할 전망이다. 미 연준과 달리 소규모개방경제인 한국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전일 외국인은 677억 원 규모의 현물을 사들였다. 만기가 짧은 구간을 중심으로 매수했다. 재정거래 유인이 이어지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3년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유지되고 있다. 전일도 1천692계약을 팔았다. 12월물이 근월물로 거래된 후 이들은 이틀만 소폭 매수했을 뿐이다. 10년 국채선물은 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장중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동향도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특히 외환시장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2.9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4.00원) 대비 9.65원 올랐다.

달러-원 연고점은 1,138.90원이다. 이날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할지 여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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