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업종 4.8% 급락…유틸리티는 0.5% 하락

약간의 바람이 빠지는 것은 오히려 몸에 좋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10일(현지시각)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한 것은 지난 1월 말에서 2월 초까지 발생했던 급격한 조정을 연상시키지만, 특정 업종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미국 CNBC에 따르면 해리스 파이낸셜그룹의 제이미 콕스 매니징 파트너는 "이번 투매는 지난 2월의 조정과 확연히 다른 흐름"이라며 "2월에는 모든 종목과 업종에서 투매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조정이 나왔을 뿐 은행조차 그 정도로 나쁘진 않았다"고 말했다.

콕스 파트너는 "이번 증시 급락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면적인 투매가 아니다"라며 "나에겐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그런 점에서 이번 조정이 뭔가 더 나쁜 일을 예고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급락장에서 기술주 업종은 4.8% 급락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근 기술주 업종에서 분리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분야도 4%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갔다.

애플은 주가가 4.63% 하락했는데 이는 블루칩 기업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67.5포인트를 깎아 먹었다. 애플은 다우 지수 하락에서 두 번째로 영향이 컸다.

반면 전통적인 방어주인 유틸리티 업종은 0.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주식중개업체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지 파트너는 "그동안 주가가 고공 행진했던 많은 기업이 이번 급락에서 타격을 입었다"며 "팡(FAANG)과 세계의 아마존들은 그동안 말이 안 될 정도로 올랐고 그것은 모멘텀 트레이딩이었다"고 지적했다.

살루지 파트너는 "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바뀌지 않는 한 약간의 바람이 빠지는 것은 오히려 몸에 좋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투매와 같은 흐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시장이 경험하는 것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더 좋지 않았던 시절과 닮지 않았다며 "과거엔 우리가 벼랑 끝에 있었고 공포를 느낄 만했으나 지금은 훨씬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투매의 배경으로 몇 가지 요인을 꼽고 있다. 그중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공포심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기술 기업의 제품가격이 뛸 것이라는 우려,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업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비관론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게다가 프로그램화한 트레이딩까지 겹치면서 시장은 '패닉 셀링'을 겪게 됐다고 CNBC는 전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커버링을 하고 있다"며 "실적 시즌에 대해 비관적일 때 '깜짝 실적'은 도움이 될 것이고 공매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커버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스비 수석은 또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는 온전히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다며 주가가 하락하면 자사주 매입 움직임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에도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겪었을 때 기업들의 건강한 체력과 자사주 매입 방침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반등한 전례가 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그룹의 브래드 맥밀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월 말과 2월 우리는 시장이 그 자신들보다 앞서 움직이고 거품이 빠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시장이 다시 단단해지면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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