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지금은 조정이 필요한 시간…순응할 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뉴욕증시의 폭락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국내 증시에 '검은 목요일'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

증권업계는 몸을 낮추고 폭락 장세를 살피고 있다. 예상보다 지수가 큰 폭으로 밀리면서 당분간 시장에 순응하며 저가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1일 오후 1시7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81.46(3.66%) 하락한 2,147.15에, 코스닥지수는 30.93(4.14%) 하락한 716.5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나란히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코스피는 2,146.07에 연저점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712.24에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은 하루 만에 53조원 넘게 빠졌다.

고공행진을 펼치던 미국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국내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증시에서는 미국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본격화된 미국채 금리 상승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리스크 재평가 ▲미중 무역갈등 심화 ▲기술주 실적 우려 등을 꼽고 있다.

이 중에서도 미국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기술주에 대해서는 국내 증시에서도 우려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일 뉴욕증시 하락의 다른 기제였던 기술주 논쟁은 가장 우려할 사안"이라며 "이는 경기지표가 크게 둔화하지 않고, 전통적인 리세션 선행지표(Yield gap)가 경기침체를 신호하지 않더라도 주식이 조정에 진입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의 선진 증시 강세 사이클의 주도권은 Tech 주식에 있었는데, 이들마저 금리상승에 따른 마진감소를 우려한다면 이를 대체할 다른 성장주는 부재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건전한 조정'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의 매파적 발언에서 촉발된 '파월 쇼크'가 과거 버냉키 쇼크와 같은 기폭제가 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버냉키 쇼크가 왔을 때 타깃은 정크본드였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최근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른 쇼크는 연준이 매파 기조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미국 경기전망이 좋아 단기 조정이 필요함을 의미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역시 과도한 조정은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뉴욕증시가 5% 내외의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보다 2~3% 더 하락하더라도 추세 하락으로의 전환으로는 보기 어렵고, 당분간 필요한 조정을 거쳐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증시 전반의 분위기는 급격히 위축됐다.

미국 증시가 단기 조정에 그칠지, 일파만파 조정 국면이 확대돼 하락세로 돌아설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시장 순응적인 위험관리'를 하면서 몸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유 팀장은 "현재의 조정 시점이 좋지 않다"며 "전통적인 펀더멘탈 데이터는 양호한 반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시장 외적 변수의 영향력이 큰 상황이고 특히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중 무역갈등의 해소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기술주에 대한 우려는 달리 보면 시장금리 상승의 소화기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며 "경제와 기업이 새로운 영역에 진입한 금리를 극복할 수 있을지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