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터키 디폴트 선언 발표 예정.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검토 중"

지난 8일 오후 한 외신의 아시아지국 주재원 출처를 달고 주식 및 채권, 외환시장 참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이른바 가짜뉴스(지라시)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결국 곪았던 취약 신흥국 문제가 터져버렸다고 판단한 시장 참가자들도 있었다.

해당 가짜뉴스가 시장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정부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도 관련 뉴스 실체를 알아보느라 분주했다.

유사투자자문업체에서 나온 허위 정보라는 설명이 덧붙여진 채 한 번 더 금융시장을 휩쓸면서, 금융시장에 혼란스러웠다.

11일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터키가 IMF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면 이는 호재로 봐야 함에도, 당시 터키 리라 환율이 조용했다"며 "그 정도는 가짜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말도 안 되는 지라시라고 생각되더라도, 시장이 불확실성 재료로 인식하기도 한다"며 "100% 무시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의 가짜뉴스는 메신저 등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의 거친 설전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됐을 때에는 물리적 충돌에 대한 가짜뉴스가 돌았고, 2016년에는 시장을 출렁이게 한 경우까지 있었다.

2016년 6월 17일 장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외신에 달러-원 환율이 1,167.20원에서 1,178.00원까지 일시적으로 수직 급등한 바 있다.

최근 정부가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금융시장에서 확대 재생산되는 허위 정보에 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와 관련된 종합대책을 내놓올 예정이다.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 확산하는 내용을 차단하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비된 상태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초점을 맞춘 내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보, 지라시, 각종 게시판 등의 풍문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한다"며 "매일 수많은 제보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컨대 국채선물 등 특정 종목과 관련해 거래가 수반된 형태라면 사안을 보지만, 터키 디폴트 등과 같은 시장 전반적인 내용은 접근이 어렵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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