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8월 말 불거진 카타르 국립은행(QNB)의 자산담보부채권(ABCP) 경계감으로 촉발된 펀드런 사태는 다소 진정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을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과 DB자산운용, 알파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수익자총회를 열고 운용 중인 MMF에 편입된 카타르 ABCP의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8월 펀드 환매가 연기된 데 따른 수익자총회가 개최된 것이다.

이들 운용사는 일단 유통시장에서 카타르 ABCP의 매도를 꾸준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매매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무리한 매도에 나서기보다는 만기도래에 따른 원리금 상환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보유한 카타르 ABCP의 최종 만기는 내년 7월"이라며 "현재 만기가 돌아온 ABCP도 제대로 상환이 이뤄지고 있어 유동성이 곧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터키의 금융 불안이 심화하며 터키 은행을 자회사로 둔 카타르 은행권에도 우려감이 확산했다. 국내에서 카타르 국립은행(QNB) 등의 외화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대거 ABCP가 발행됐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카타르 관련 ABCP를 둘러싸고 불안감이 확산하며 MMF에서 17조원 이상의 자금이 썰물 이탈했다. 이에 DB자산운용과 알파에셋자산운용 등은 펀드 환매를 연기하며 유동성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타르 ABCP에 따른 우려감은 다소 진정됐으나, 아직 방심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시기적으로 자금 수요가 높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MMF의 유동성이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MMF 설정액은 91조3천억원 수준으로 2015년 1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카타르 ABCP 경계감에 더해 분기 말, 추석 등이 겹치며 순유출액이 커진 것이다.

B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카타르 관련 자산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졌다"며 "현재로서는 MMF에 편입된 자산을 매각하기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타르 ABCP 자체가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고는 하나, 금리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기관투자자들이 MMF 환매를 다시 늘릴 수 있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잔존한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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