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카드사들이 올 상반기에만 마케팅 비용으로 3조 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일회성 비용으로 간주되는 기타마케팅 비용을 크게 늘려 카드업계의 출혈경쟁을 주도,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11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카드사별 마케팅비용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8개 전업계 카드사가 지출한 마케팅비용은 3조3천459억 원이었다.

회사별로는 신한카드 6천602억 원, 국민카드 5천657억 원, 삼성카드 5천591억 원, 현대카드 5천118억 원 순이었다.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은 2015년 4조8천215억 원, 2016년 5조3천408억 원, 2017년 6조724억 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 중 카드상품에 탑재된 기본 부가서비스 비용은 상반기 2조4천185억 원으로 전체 마케팅 비용의 70% 이상 차지했다.

또 부가서비스와 무관하면서 외형 경쟁을 심화시키는 기타마케팅비용은 2014년 6천12억 원에서 지난해 1조616억 원으로 급증했다.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기타마케팅비용으로 5천374억 원을 지출했다.

기타마케팅비용은 신차 캐시백, 무이자할부, 아파트 관리비 납부할인 등 일회성 비용으로 고객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을 야기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특히 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상반기 기타마케팅비용으로 각각 1천135억 원, 1천139억 원을 지출했다. 전체 규모의 40%에 달하는 수준이다.

금감원은 과당경쟁을 막고 소비자보호를 위해선 부가서비스 축소보다 일회성 마케팅을 먼저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용카드사가 대형 가맹점에 마케팅 비용의 상당 부분을 쓰고 있다"며 "영업적인 면에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쓰는데 제고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11월까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 마련 위해 적격 비용 산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마케팅 비용구조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고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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