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 주식시장이 폭락한 여파에 10원 이상 급등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 대비 10.40원 오른 1,144.40원에 마감했다.

이날 고점 1,144.70원은 지난해 9월 29일 1,147.00원 이후 1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142.30원에 개장한 것을 고려하면 장중에 2.10원 올랐다.

기술주 중심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크게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회피(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강해졌다.

장 초반에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에 1,140원을 밑돌기도 했다.

일부 은행권에서도 고점 인식 아래 달러를 팔았다.

그러나 달러-역외 위안화(CNH) 환율이 6.94위안대로 뛰고, 코스피와 코스닥이 4%와 5%씩 추락하면서 달러-원은 버티지 못하고 위로 갔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거셌다.

네고가 상당히 많았지만, 역외 매수세가 이를 소화해냈다.

뒤늦게 따라 나온 결제수요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거래일째 총 2조2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은 4천800억 원을 순매도했다.

◇ 12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37.00∼1,151.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평소에 주문이 없는 곳에서도 달러를 샀기 때문에 역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 딜러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관련 헤지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헤지와 롱 포지션 구축이 골고루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외 위안화가 7위안대로 근접하고 있으므로 달러-원도 1,150원대에 쉽게 올라갈 수 있다"며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B 은행 딜러는 "주식 폭락에 환율 10원 상승, 공식대로 깔끔하게 움직인 하루였다"며 "1,130원대 네고 물량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강도가 세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네고 힘이 약해졌으니 환율이 오른 것"이라며 "상승 모멘텀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좀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NDF 상황을 반영해 전일 대비 8.30원 오른 1,142.3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네고 물량 등에 1,139원대로 저점을 낮추기도 하면서, 1,142원을 쉽게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위안화를 따라 역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달러를 사면서 환율을 끌어올렸다.

1,142원을 넘어서는 은행권의 롱 플레이도 관측됐다.

시장 전반적으로 롱 심리가 강해짐에 따라 장 후반으로 갈수록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는 1,139.70원에 저점, 1,144.7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42.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04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4.44% 내린 2,129.67, 코스닥은 5.37% 하락한 707.38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867억 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78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샀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2.217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9.33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5459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5.340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344위안이었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4.98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4.42원, 고점은 164.99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94억4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