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카메라 뒷면에 렌즈 4개(쿼드러플)를 장착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한 데는 중국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등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후면에 4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 A9'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대표 고사양 스마트폰 라인으로 불리는 'S 시리즈' 보다 한발 앞서 중저가 라인 'A 시리즈'에서 진보된 렌즈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갤럭시 A9'은 스마트폰 후면에 2천400만 화소 기본 렌즈뿐 아니라 망원 렌즈, 초광각 렌즈, 심도 렌즈를 탑재했다. 전면에 부착된 렌즈 1개를 합치면 스마트폰 전체에 5개의 렌즈가 장착되는 셈이다.

'갤럭시 A9'은 광학 2배줌을 지원하는 1천만 화소 망원 카메라를 탑재해 먼 거리에서도 피사체의 세밀한 부분까지 선명하게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또 사람의 시야각과 유사한 화각 120도의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를 탑재해 사용자가 보고 있는 장면 그대로 촬영이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중저가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심혈을 기울이는 데는 중저가폰 시장에서 밀리며 중국업체의 추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으로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처음으로 2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업체들의 추격으로 점유율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2%에서 20%로 떨어졌고 화웨이는 11%에서 15%로 올라섰다.

특히 3분기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20%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스마트폰 생산량이 7천만대에 달하며 시장 점유율 19%를 기록해 화웨이와의 점유율 간격이 더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삼성전자는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에서 중국업체들의 중저가폰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인도시장에서 단연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샤오미에 거센 추격을 받으며 엎치락뒤치락하는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신기술을 선보이며 중저가폰 시장에서 삼성의 대항마로까지 떠올랐다.

화웨이는 올해 초 'P20 Pro'라는 제품을 통해 트리플 카메라 폰을 선보였지만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카메라를 하나 더 장착하는 신기술로 맞대응 카드를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은 "세계 최초 후면 쿼드 카메라와 인텔리전트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A9'은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순간을 촬영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IT 전문매체 CNET은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 A9'은 향후 출시될 '갤럭시 S10'을 미리 짐작해볼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삼성의 기술력을 경험할 수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