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국내 증시가 연일 추락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꿋꿋하게 매수세를 키우고 있다.

지난 8거래일간 개인은 외국인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이 2조2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파는 동안 개인은 1조8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전일 국내증시가 연저점으로 추락하는 와중에도 2천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이며 저점매수의 움직임을 보였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전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셀트리온, 삼성전기, LG생활건강,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주로 샀다.

이는 모두 외국인이 순매도한 종목들이다. 주가는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4.86%, 셀트리온이 -5.24%, 삼성전기가 -4.94%, LG생활건강 -8.16%, 삼성바이오로직스 -4.30%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 포스코켐텍, 한국정보통신, 한스바이오메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였다.

이들 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한국정보통신이 유일했다. 한국정보통신은 전일대비 14.98% 상승한 채 마감했다. 다른 종목은 대부분 4~8% 하락했다.

이처럼 개인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는 점은 투자심리가 패닉 장세로 치닫지는 않았음을 반영한다.

주식투자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도 차분한 흐름이 감지된다.

한 개인투자자는 "증시 하락세가 끝날지, 더 폭락할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긴 호흡을 하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해가 커서 주식을 잠시 접는다는 다른 투자자도 "지난 8거래일 동안의 급락은 전쟁이나 사고로 인한 게 아니라 기존에 알려진 악재들이 악화돼서 생긴 급락"이라며 "손해와 이익은 모두 자기 책임이니 감내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증시 하락폭이 커지면서 바닥이 어디인지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코스피 2,100선과 코스닥 700선마저 위협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비롯된 증시 불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는 여전히 시장 전반에 깔려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아시아 신흥국 불안에 초점을 맞추며 향후 중국 증시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유동성이 좋은 저위험국일수록 외국인 자금이탈이 두드러질 수 있어서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신흥국 내에서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증시는 대외건전성 지표를 기준으로 저위험국(-4.6%)으로 중위험국과 고위험국보다 더 언더퍼폼했고, 높은 유동성을 갖춘 아시아신흥국 중심으로 하락폭이 컸다"며 "자금유출 가능성을 가늠할 수 시장성 자금비중을 놓고 보면 한국과 대만은 각각 64.3%, 52.5%로 저위험국 내에서도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시아신흥국의 불안 여부는 중국 증시의 향방이 좌우할 것"이라며 "높은 유동성과 개방성으로 안전자산선호가 확산될 때 외국인은 투자금을 회수하기 쉬운 금융시장으로 판단할 수 있어 향후 자금 유출 압력에 따른 신흥국 평균을 밑도는 주가하락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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