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한국은행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 티에잉 DBS 이코노미스트는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은이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할 만큼 시급한 상황이 아니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그는 자산 가격과 부채, 자본 흐름을 봤을 때 금융 불균형은 긴급한 문제가 아니라며 전국 기준으로 집값 상승률이 2.7%로 높지 않고 일부 지역의 급등은 통화 긴축이 아니라 세부적인 대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 부채 증가세도 빠르지 않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과 신흥국 우려에도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가 늘어나는 등 자본 유출도 긴박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마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다.

그는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로 크게 떨어지지 않아 한은이 받을 환율 방어 압박은 크지 않다며 거시경제 여건은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 긴축보다는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2%로 기준금리보다 낮다며 금리를 25bp 인상한 지난해 하반기에는 CPI 상승률이 금리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산업생산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고용 시장도 부진한 상황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다만, 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이낙연 국무총리와 여당 의원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거론하며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입장도 미묘하게 바뀌었다면서 최근 금융 불균형을 강조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고 말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및 거시경제 상황만으론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강한 명분이 없지만 정치권의 압박과 이 총재의 태도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며 향후 금융 안정을 위한 선제조치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시경제 여건에 불확실성이 있으므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매파적인 인상보다는 비둘기파적인 뉘앙스의 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10월에 금리를 올릴 확률은 40~50%라며 11월 인상 확률은 50~55%로 추산했다.

그는 향후 1년여 동안 한은이 금리를 총 50bp 인상해 내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2.0%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4분기에서 내년 3분기 사이에 한은이 금리를 1.75%로 25bp 인상할 것이라며 다음 인상 시기는 내년 4분기로 예견했다.

그는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라며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는 변수라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는 올해와 내년에 2.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고 물가는 올해 1.5%, 내년에 1.8%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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