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주식시장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금리 상승과 기술주 매도, 기술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세를 다음 7가지 이유로 설명했다.



◇ 가파른 금리 상승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미국 기업들의 차입 비용과 임금 부담이 증가해 이익마진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3.26%대까지 치솟았다.

국채금리는 주택담보 대출과 자동차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가계의 부담도 증가할 수 있어 이는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선임 전략가는 "이날 주식 매도세는 투자자들이 마침내 우리가 더 높은 금리 환경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의 반응"이라며 "또 주가가 높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매도할 이유를 찾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더 높은 금리는 통상 더 긴축적인 금융환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장이 악화할 수 있다"라며 "주식시장이 그것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팡(FANG) 주식 매도

차입금리의 상승은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기술 대장주에 더 큰 타격을 미쳤다. 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오른 종목이기 때문이다.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이들 종목의 침체는 시장 전체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10일 아마존의 주가는 6.2% 하락해 2016년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아마존은 지난 3개월간의 상승분을 되돌렸다. 넷플릭스는 10일 하루에만 8.4% 하락해 2016년 7월 19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올해 들어 각각 50%, 70%가량 올랐다.



◇ 10월 변동성 징크스

10월 들어 11일까지 나스닥지수는 거의 9%가량 하락했다. 이는 2008년 이후 10월 출발로는 최악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해당 기간 나스닥 지수는 12%가량 떨어졌다.

이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5.3%가량,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4% 하락해 모두 10월 10거래일간 하락률로는 2008년 이후 최악이다.

계절적으로 통상 10월은 시장에 부정적 달이었다.



◇ 산업·소재주 경고 신호

이번 주가 폭락에는 미국의 페인트·코팅재 제조업체인 PPG 인더스트리가 제품 가격을 평균 10% 올린다고 밝힌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11월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을 반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CNBC의 짐 크레머도 PPG의 실적 경고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에 타격을 입은 산업 및 소재 분야에 더 심각한 침체를 시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기술적 지지선 붕괴

지난 10일 S&P500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2,879.39)을 하회한 데 이어 11일에는 4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평선도 밑돌았다. 나스닥 지수도 200일 이평선(7,500.88)을 하회했다.

기술적 분석가들은 주요 지지선의 돌파나 붕괴를 추세를 파악하는 주요 잣대로 삼는다는 점에서 지지선의 붕괴로 매도는 가속화됐다.

다우지수는 120일 이평선(25,262.02) 밑으로 떨어졌다.



◇ 로테이션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성장 중심의 기술주가 크게 올라 자산을 가치주로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경기 주기의 후반기에는 통상 그동안 간과된 가치주를 돌아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RW.베어드앤코의 마이클 안토넬리 주식 매매 트레이더는 금리가 오를 때 금리에 민감한 섹터가 아웃퍼폼하는 경우란 없다며 패닉장에서는 그동안 성과가 좋았던 것을 팔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러셀1000성장지수와 러셀1000가치지수는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나 상대적으로 가치주의 낙폭이 작았다. 특히 지난 3개월간 가치주지수는 보합 수준을 유지한 반면, 성장주지수는 1.7%가량 하락했다.



◇ 연준의 정책 실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으며 CNBC의 크래머 등 일부 전문가들도 연준의 정책 실수가 시장에 타격을 줬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실수를 하고 있다"라며 "(환경이) 너무 타이트하며 연준이 미쳤다"고 연신 비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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