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美 공세 대응한 전략"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하며 중국이 CPTPP 가입을 검토 중이며, 이는 무역전쟁 국면에서의 미국 공세에 대응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관료들은 지난 수 개월간 CPTPP 가입 가능성을 검토했고, 관련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CPTPP의 원 협정인 TPP에 대한 어떠한 가입이나 검토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중국의 과거 태도가 다소 변화한 것이다.

SCMP는 중국이 CPTPP에 가입하면서 다른 가입국들과의 연합 전선을 구축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항할 수 있는 전략을 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CPTPP 가입으로 다른 가입국과의 교류를 늘리고, 금융 개방과 자유무역 수호에 대한 진정성을 표현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

중국의 CPTPP 가입 검토는 세계 최대 경제 강국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돌입한 중국이 경제적 고립에 빠지지 않으려는 돌파구로도 해석된다.

미국은 신(新) 나프타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 Mexico Canada Agreement·USMCA)에 협정 참여국이 '비시장 경제'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인 고립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최근 중국이 무역전쟁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과의 경제 관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CPTPP 가입 가능성이 커진다고 SCMP는 덧붙였다.

CPTPP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베이징 방문 시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가입을 직접 권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국무원 참사(고문)이자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과세계화센터 이사장인 왕후이야오는 "CPTPP 가입은 미국 견제 효과 뿐만 아니라 중국이 일대일로, 상하이협력기구 이외에 새로운 무역 집단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왕 이사장은 CPTPP 가입이 개혁과 개방을 향한 중국의 의지를 드러내는 강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CPTPP에 가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첸 롱 가베칼 드래고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CPTPP 회원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중국의 가입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CPTPP는 올해 3월 7일 공식 서명됐고 11개 회원국 중 6개국이 비준을 완료하면 발효된다. 현재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가 CPTPP를 비준한 상태다. 베트남은 다음 달 비준 과정을 거칠 예정이며 한국 또한 CP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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