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라는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아"



(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기획재정부가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을 거둬들였다.

투자와 고용부진에 이어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는 등 하방리스크 확대가 뚜렸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는 12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우리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심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년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유지했던 '우리 경제 회복세'라는 문구는 이번에 뺐다.

기재부는 투자, 고용부진과 국제유가 상승, 미중 통상갈등을 고려할 때 '회복세'를 유지하는 게 적정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여러가지 최근 지표 흐름을 보면 회복세라는 단어가 주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부분을 반영해서 표현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방리스크 확대는 분명하다"며 "정부는 성장 경로상 2.9%가 되도록 정책 노력을 다하겠다는 거다. 조만간 일자리 대책, 투자 보완 대책이 같이 나올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경기침체라는 판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 과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체라는 표현을, 민간 연구기관은 침체라는 용어도 썼다"며 "침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회복세 삭제가 경기 국면에 대한 전환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상황이 계속해서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회복세라는 표현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8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 증가에도 기계류 투자가 줄면서 전월대비 1.4% 줄고, 건설투자는 건축·토목의 동반 감소로 전월대비 1.3% 감소했다.

취업자 수는 8월에 3천 명 증가에 그쳤으나 9월에 4만5천 명 늘어나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전월 대비 0.4포인트(p), 0.2p 하락하며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다만, 수출만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월 수출은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4일이나 줄면서 전년대비 8.2% 감소했으나, 일평균 수출 금액은 25억9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8월 소매판매액은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가 1.8% 줄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0.3% 감소했으나,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는 2.5% 증가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폭염에 따른 농산물 강세, 전기요금 감면 종료 등으로 전년동월대비 1.9% 상승하며 전월(1.4%)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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