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워싱턴포스트(WP)가 연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비난을 이어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WP는 11일 자사 기자 칼럼을 통해 "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겁박이 정말 미친 짓"이라며 "피바다 장세에 대해 자신의 무역 전쟁이 아닌 중앙은행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에서 민주당이 미국을 베네수엘라로 만들려 한다고 계속 말하지만, 실제로 미국을 베네수엘라로 바꾸려고 하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꼬집었다.

경제학자 사이에서 정확한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지만, 10년 이상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한 뒤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게 미친 짓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연준이 미쳐 날뛰고 있다"며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증시 급락을 연준과 재무부가 유발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그럴 이유가 없는데 미쳐가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WP는 "미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압박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현재 역사상 가장 긴 경기 확장기에 있다. 이런 강력한 경기 흐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조7천억달러에 달하는 부양 정책을 통과시켜 인플레이션 위험을 가중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어서 "이렇게 부당한 재정 완화정책은 통화정책의 긴축 압력을 키울 뿐"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 유럽연합(EU) 이전의 이탈리아, 또는 통화정책이 정치적으로 예속된 초인플레이션 국가가 되기를 미국인은 원치 않기 때문이다.

WP는 "이런 나라는 정치적 수단으로 통화를 공급하고, 또는 이런 게 가능하다고 대중의 인식을 바꿔버린다"며 "이는 처참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많이 봐왔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정치인은 특히, 선거가 있는 해에는 통화완화정책에 항상 유혹을 느낀다"며 "단기적으로 통화완화가 경제를 부양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것은 성장세를 조금 더 짜내고 주식을 포함한 자산 가격을 높이면서 실업률을 떨어트린다"며 "선거에서 득표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경향이 있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이에 따른 '트레이드 오프'가 있기 마련이고, 이를 막기 위해 일상적인 정치 환경에서 통화정책 결정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연준은 선거가 있는 해라도 독립기구로써 인기영합적이지 않은 일을 자유롭게 수행해야 한다"며 "파티가 시작될 때 '펀치볼'을 치우는 것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연준은 의심의 여지 없이 과거에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수십년간 독립성에 대한 명성을 쌓아왔다"며 "독립성은 물가 안정을 추구해 경제의 장기적인 건전성을 키우는 능력에 중요 요소"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건 아니 건 이런 명성을 얻는 것보다 잃는 게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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