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배터리제조사들이 전기자동차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전기차배터리 사업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적자를 이어온 전기차배터리 부문도 머지않아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전기차시장에 총 5.9GWh의 배터리를 출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증가한 수치로 전체 전기차배터리 출하량 가운데 29.9%를 차지한다. 다만, 중국에서 출시된 전기차에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 출하량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LG화학의 배터리 출하량은 3.7GWh로 국내 1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33.5%를 가리켰다.

삼성SDI는 국내 2위, 세계 4위를 달성했다. 삼성SDI의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33.3% 증가한 1.8GWh였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429MWh를 출하하며 상위 10개 제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160%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까지 1.4%였던 점유율은 올해 2.2%로 확대됐고, 순위는 6위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올라섰다.





이 같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판매 성장세는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호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니로 순수전기차(BEV), 쏘울 BEV 등의 판매 증가는 SK이노베이션 실적에 힘을 보탰다. LG화학은 현대차 코나 전기차(EV), 쉐보레 볼트, 스마트 포투 등과 같은 BEV 모델을 통해,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BMW 530e, 포르쉐 파나메라 등 BEV 및 PHEV 모델을 통해 성장을 주도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소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힘입어 배터리사업 전체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전기차배터리 부문에서는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소형전지와 ESS 부문이 없어 배터리사업 전체에서 여전히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는 2020년 예상되는 중국 전기차시장 진입과 꾸준히 늘어나는 수주량, 연구개발(R&D) 및 원재료 비용 감소 등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업계는 전기차배터리 부문에서도 늦어도 2년 이내에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LG화학은 최근 폭스바겐과 전기차배터리 공급계약을 확정하는 등 완성차업체로부터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사업이 이르면 올해 4분기, 늦어도 2020년까지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 이어 유럽의 주요 자동차업체도 대량생산을 위한 전기차용 플랫폼을 개발했고 LG화학이 관련 수주를 확보했다"며 "큰 폭의 매출증가와 함께 수익성 또한 개선돼 내년에는 손익분기점 가까이에 이르고 2020년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과 포드 등의 발주가 임박해지고 배터리 판매가격을 금속가격에 연동하게 조정하면서 오는 4분기부터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

삼성SDI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원재료 가격 하락과 신규 배터리 공급 등으로 흑자전환이 이르면 내년부터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SS용 2차전지는 전기차용과 동일한 라인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중대형 전지사업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게 되면 전기차배터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며 "삼성SDI는 내년부터 전기차용배터리까지 이익을 내면서 중대형 전지사업이 핵심 캐시카우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동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소재 가격이 반영되고 규모의 경제가 확보되면서 내년 2분기 전기차배터리 사업부의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유럽과 중국, 미국 등에 배터리공장 건설을 잇달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오는 2020년 전지사업을 손익분기점에 올린다는 목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유럽과 중국시장 위주로 사업확장을 계획하고 있다"며 "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은 규모의 경제효과가 시현될 2020년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배터리 자체 증설 및 중국 배터리업체와의 합작법인 추진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며 "전기차배터리의 진검 승부가 시작될 2021년까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m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