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대한 비판에도 연준 위원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현 금리 인상 기조를 정당화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유지하다 2015년 12월부터 총 여덟 차례 금리를 올렸다. 그 중 세 번은 올해 단행됐다.

그럼에도 미국 기준금리는 여전히 2.00%~2.25%로 1990년대와 2000년대 기록한 평균 4%를 밑돈다.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금리가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주식시장을 하락시킨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지금까지의 경제 지표는 금리 인상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3.7%로 하락해 196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은 수년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다 올해 이 수준까지 올라섰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12월까지 미국의 실업률이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률이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정상수준에 근접하면서 연준 위원들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정상수준으로 돌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WSJ은 위원들 간 정상수준, 즉 중립금리에 대한 의견이 다를 뿐이라고 전했다.

연준 위원들의 상당수는 이를 2.75%나 3% 근방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이 수준에 도달할 경우 연준이 그동안 시중에 투입한 부양책이 대거 걷힐 것이라는 얘기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 말 기준금리가 3.3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페를리 애널리스트는 "경제가 좋은 상태이며, 재무부가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하고 있어 (많은 투자자가) 금리가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연준의 의견이 갈리는 부문은 세율 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어디까지 가느냐 여부다. 트럼프는 감세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지만, 연준은 경기 과열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연준 위원들은 이번 주 주가 하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진단했다.

위원들이 그동안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가 가져온 자산 가치 상승을 걱정해왔기 때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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