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최근 폭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상승했지만, 큰 변동성을 보였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 주식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세가 진정되고 반등에 성공하면서 다시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극심한 공포심리가 진정됐음에도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지난 이틀간 주식시장을 휘감았던 공포가 다소 누그러졌다.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았던 데다, 오는 11월 미·중 정상회담 기대 등 시장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요인들도 나왔다.

이날 개장 전 일제히 발표된 주요 은행들의 실적도 양호하게 나오면서 주가 반등을 도왔다.

다만 다우지수는 장 초반 414포인트 이상 상승하다 하락 반전하기도 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여 아직 불안을 노출했다.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 대해서는 혼재된 소식이 나왔다.

양국이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양자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고, 미국 재무부 실무진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론 냈다는 소식도 전일 나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다만 이날 "중국과 무역 이슈에 대해 논의할 때 환율도 확실히 논의의 일부가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무역으로 보상받는 부분을 환율로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다소 부정적이었다.

미 노동부는 9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 상승을 웃돌았다.

미국 수입물가는 지난 5월 0.9% 상승한 이후 넉 달 만에 처음으로 상승 반전했다. 지난 8월에는 0.4% 하락했다. 8월 수입물가는 당초 0.5% 하락했던 데서 상향 조정됐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9.0으로, 전월 확정치인 100.1보다 하락했다. WSJ의 전망 집계치 100.0도 밑돌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주요 인사의 긴축적인 발언도 나왔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정책을 다소 제약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일정 기간 해당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은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약 50베이시스포인트(bp) 높은 수준으로 본다면서, 중립금리의 수준은 2.75%~3.0%라고 설명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7.16포인트(1.15%) 상승한 25,339.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8.76포인트(1.42%) 오른 2,767.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7.83포인트(2.29%) 급등한 7,496.8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4.19% 폭락했다. S&P 500 지수는 4.10%, 나스닥은 3.74% 내렸다.

시장 참가자들은 은행 등 주요 기업 실적과 미 국채금리 동향, 주요 기술주 주가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JP모건체이스는 순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씨티그룹은 매출이 기대에 소폭 못 미쳤지만, 순이익은 기대보다 양호했다. 웰스파고는 매출이 시장 기대를 넘어섰고, 순익은 기대에 미달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큰 폭 늘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장 초반 414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장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었다.

다우지수는 상승 폭을 반납하고 장중 한때 하락 반전키도 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미 금리 상승과 무역전쟁 등으로 촉발될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채권 대비 주식의 매력 반감 등의 근본적인 불안 요인은 해소되지 못한 탓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템퍼 셀리 등 기업들의 고발에 따라 중국산 매트릭스에 대한 덤핑 여부 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초반 증시에 활력을 줬던 은행 실적에 대해서도 이후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채권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 등으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부상했다.

최근 낙폭이 컸던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주요 기술주는 비교적 큰 폭 상승하며 증시에 도움을 줬다.

다만 페이스북은 지난 9월 해킹사고에서 당초 예상한 것보다 적은 3천만 개 계정이 해킹당했지만, 전화번호와 이름, 거주지 등 민감한 개인정보도 유출됐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아마존은 이날 4% 올랐고, 넷플릭스는 5.75% 반등했다. 페이스북은 0.3% 오르는 데 그쳤다.

JP모건은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고 1.09% 하락 마감했다. 씨티그룹은 2.14%, 웰스파고는 1.3%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0.07% 하락한 부동산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반등했다. 기술주는 3.15% 올랐다. 커뮤니케이션도 2.08% 반등했고, 임의 소비재는 2.15% 올랐다. 금융주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투자심리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USAA의 와지프 라티프 글로벌 멀티에셋 대표는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숲 속에서 빠져나왔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며칠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9.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37% 하락한 21.3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5bp 상승한 3.140%를 기록했다.

지난 9일 장중 3.261%로 7년래 최고치를 찍는 등 지난주 후반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 8.5bp 급락했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주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8.6bp 하락했다. 5주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5bp 오른 3.316%를 나타냈다. 이번 주 8.1bp 떨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과 같은 2.840%를 나타냈다. 이번 주 4.8bp 내렸다.

2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이번 주 하락 폭은 5월 25일 이후 가장 컸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9.5bp에서 이날 30.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주식시장이 급락세에서 벗어나 반등하면서 미 국채 값은 재차 하락했다. 지난 이틀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공포에 따른 투매로 급락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가 소폭 상승하는 등 극단적인 위험 회피가 물러나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다소 줄었다.

스미스 캐피털의 린드세이 베르눔 펀드매니저는 "금리가 오르면서 위험 회피 심리를 이끌었고, 이 심리가 의도치 않게 다시 금리를 낮췄다"며 "결국 원점으로의 순환 효과였다"고 설명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시장이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을 재설정하며 9월 중반에 3%를 웃돌기 시작했다. 그러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중립금리 발언과 반세기만의 최저 수준인 실업률 등 경제지표 호조로 연준의 금리 인상 종착점의 추정치를 더 올리며 지난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주는 국채시장이 콜럼버스 데이로 하루 휴장한 가운데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등락을 거듭했지만, 지난주 급등에 따른 하락세가 짙었다.

베르눔 매니저는 "수익률 곡선이 역전에 다가가면 연준이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생각한다"며 "그러나 역전과 경기 침체 사이의 시점은 상당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시포트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국채와 국채 선물 매도세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9월 미국의 수입물가는 시장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9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0.3% 상승이었다.

미국 재무부 직원들은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고조될 수 있는 중요 포인트다.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무역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국채를 대거 팔아버릴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정학적 우려 역시 미 국채시장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므누신 장관은 "만약 중국이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결정하면 다른 매수자가 있어서 걱정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이런 결정을 하면 매우 비싼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경기가 둔화할 때까지 중앙은행이 다소 제약적인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은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약 50bp 높은 수준으로 보며 이 중립금리의 수준은 2.75%~3.0%라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1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047엔보다 0.166엔(0.15%)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57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943달러보다 0.00367달러(0.32%)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6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91엔보다 0.22엔(0.17%)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27% 상승한 95.254를 기록했다. 장초반 하락세를 보이며 2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달러지수는 결국 사흘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했다.

최근 주가 급락에도 이머징마켓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눈에 띄게 오르지 않는 등 주식시장 불안이 외환시장에까지 퍼지지는 않았지만, 증시 반등으로 안도감이 형성됐다.

주식시장의 가파른 하락세가 지속하지 않는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존의 방침대로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렸다.

미국 국채금리가 이날 다시 상승한 점 역시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

UBS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외환 전략가는 "대규모 주식 매도세 이후 금융시장 환경이 일부 타이트해졌지만, 이날 반등으로 다시 완화됐다"며 "연준이 기존 시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달러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따른 안전통화로의 쏠림으로 지난 7월 이후 2.5% 상승했다.

전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하자 연준의 금리 인상에 베팅했던 트레이더들이 돌아서면서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헤지펀드들은 2016년 말 이후 가장 많은 달러 롱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

MUFG의 데렉 핼페니 글로벌 시장 분석의 유럽 대표는 "올해 남은 기간 달러가 훨씬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데 의심하고 있다"며 "다음 달 6일 중간 선거를 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달러에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마리아 레이첼트 FX 전략가는 "주식시장 급락이 다른 자산으로 전염되지 않고 다시 빠르게 안정을 찾는다면 연준이 계획대로 금리 인상을 계속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달러는 현재의 강한 흐름을 당분간 유지하겠지만,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인플레이션 고조 발언 이후 1.16달러대를 기록하기도 했던 유로-달러는 1.15달러대를 잠깐 내준 뒤 다시 1.15달러대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BK에셋의 캐시 리엔 외환 전략 이사는 "유로존 정책 담당자들이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에 대한 코멘트를 많이 했다"며 "물가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를 앞두고 중국 위안화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위안은 6.9222위안을 기록하며 7위안대에 근접했다.

터키 리라는 미국과의 긴장 요인이 됐던 미국인 목사를 터키 법원이 석방하기로 한 영향으로 0.34% 상승했다. 전일 2% 이상 급등하면서 선반영된 탓에 큰 움직임은 없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7달러(0.5%) 상승한 71.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4% 급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뉴욕증시 등 위험자산의 동향을 주시했다.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도 강화됐다.

미국 금리 상승으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공포가 이날은 다소 진정됐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 초반 400포인트 내외 상승하기도 했다.

유가도 장 초반에는 1%가량 오름세를 나타냈다.

패닉 성 공포가 물러나기는 했지만,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지는 못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하락 반전하는 등 여전한 변동성을 보였다.

유가도 이에 따라 상승 폭을 반납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도 지속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IEA는 월례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평균 130만 배럴과 140만 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에서 하루 11만 배럴 낮아진 것이다.

IEA는 "경제 전망의 악화와 무역갈등, 높아진 원유 가격 등에 따른 조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IEA는 또 현재 시장 상황의 수급 상황에 대해서는 "적절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 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869개로 전주 대비 6개 늘어난 점도 유가 상승 동력을 떨어뜨렸다.

허리케인 마이클에 따른 미국의 원유 생산 차질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미 환경안전집행국에 따르면 전일 멕시코만 지역의 주요 석유기업들의 산유량은 40% 줄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의 초점이 공급 위축에서 수요 둔화 우려로 다시 옮겨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PVM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약세 시장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내년 원유시장 수급이 초과 공급이 될 가능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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