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중국의 화웨이를 배제한 SK텔레콤과는 달리 KT와 LG유플러스는 5G 장비 도입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화웨이가 백도어(backdoor) 등 보안 문제에 결격사유가 있다 해도 기존 LTE와의 호환성, 가격, 안정성 등 부차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1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5G 장비 도입과 관련해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통신사가 고민하는 부분은 화웨이의 보안 문제가 앞으로 어떤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을지 실질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안 문제가 단지 '기우'일 수 있는 반면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등과 비교해 가격이 30%가량 저렴하고 통신 안정성이나 호환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이통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는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와의 호환성이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 힘들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3년 화웨이를 LTE 장비로 들여온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 화웨이 장비를 큰 문제 없이 사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2013년 화웨이 장비를 들여온 이후 보안 문제에 있어 한 번도 문제 된 적이 없었다"며 "5G 상용화에 있어 기존 4G 체계와의 호환을 위해서라도 화웨이 장비를 빼놓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5G 상용화에 따른 기존 LTE와의 호환성 문제는 통신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려는 이통사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SK텔레콤이 화웨이를 우선협상 대상자에서 완전히 제외할 수 있었던 것은 LTE 서비스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KT 역시 화웨이 장비를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가 4G 장비도 교체해줄 수 있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는 비용 절감과 호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KT 관계자는 "화웨이가 보안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수치로 증명되는 부분이 아니다"며 "이번달 안으로 장비선정을 해야 12월 상용화에 차질이 없는 만큼 화웨이를 포함해 원점에서 장비선정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화웨이를 일부 지역에서 도입할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은 상황이고 LG유플러스는 수도권을 포함한 서울 지역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러시아 등 화웨이 장비를 반대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통사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보안 문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화웨이를 도입한 이통사는 자칫 고객들이 대량 이탈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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