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단기금융시장에서 기업어음(CP)형 머니마켓펀드(MMF)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카타르 국립은행(QNB) 자산담보부채권(ABCP) 우려에서 촉발된 펀드런 사태 등에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자, CP형 대신 국공채형 MM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게 참가자들의 분석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 '주요증감펀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12일까지 1조 원 넘게 자금이 유입된 MMF는 7곳으로 모두 국공채형 펀드다.

최대 자금이 유입된 곳은 '삼성스마트법인MMF1'로 순 자산이 1조7천여억 원 증가했다.

'현대클린법인MMF1'과 '하나UBS클래스원신종MMMF K-5'에도 각각 1조6천834억 원과 1조3천599억 원이 유입됐다.

반면에 CP형 MMF에서는 전반적으로 순 자산 축소 흐름이 관찰됐다.

참가자들은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자, MMF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졌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 매니저는 "QNB ABCP 우려에다 금리 인상, 연말 수급까지 겹쳐 리스크를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국고채형 MMF로 투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신용보강이 이뤄진 해외 CP 투자도 기피하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해외 익스포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증권사 신용을 보고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메리츠종금증권은 하이난항공그룹(HNA) 관련 ABCP에 대출확약형태의 우발채무 1천80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져 시장 우려를 키웠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펀드 매니저는 "MMF 시장 팽창기에는 어차피 몇 건 터져도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금이 빠지는 국면이라 다르다"며 "증권사 확약도 조심해야 한다는 분위기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별 증권사의 해외 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익스포저를 찾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지난달 28일 기준, 91조2천779억 원을 기록해 2015년 1월 5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 연고점인 8월 8일(131조9천496억 원)에 비해 40조 원이 넘게 빠졌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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