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주요 연기금이 지난주 국내 증시 폭락 국면에서 주식을 순매수해 연기금발 저가매수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미국 증시 급락과 미국 국채금리 급등,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폭락한 이달 11일 코스닥시장에서 570억 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하루 뒤인 지난 12일 국내증시가 반등하는 국면에선 604억 원을 순매수해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장내 일각에선 수익률 악화로 그간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여온 연기금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연기금은 올해 6월 2천43억 원, 7월 8천139억 원, 8월에는 6천268억 원 규모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내다 팔다가 9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연기금은 9월에 1천742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이달 들어서도 747억 원 규모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연기금이 국내주식 저가매수에 나선 정황은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주식 여유자금배분 계획은 9천400억 원이었으나, 올해 7월 말까지 실제 여유자금배분 집행액은 1조5천198억 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코스피 급락에 주식 평가액이 감소함에 따라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했고, 장기 투자관점에서 저가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 코스피는 2,5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상반기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현재 2,200선이 무너진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는 그러나 최근 들어 장내 영향력이 약화한 상태고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따른 이머징마켓 경상수지 개선 전망 등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기금은 하락장에서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다가 주가 반등 국면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역추세 추종 전략'을 종종 활용한다"며 "코스피지수 2,300선 밑에서 관측되는 연기금의 움직임이 그런 전략 아래에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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