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증시 급락이 촉발됐던 지난주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이 공매도 규모를 많이 늘렸다.

공매도 거래는 보통 숏커버(재매수)가 뒤따르는 만큼 단시일 내에 매수세가 뒤따를지 여부가 주목된다.

15일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공매도 거래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규모는 지난 11일 하루에 5천411억원대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3월8일 5천712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루 지나 미국 증시의 충격이 완화된 12일에는 3천636억원대로 공매도 규모가 줄었다.

외국인 공매도는 단기 이벤트에 따라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이내 누그러지는 행보를 보여왔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주 하락 등으로 인해 지난 4월 이후에도 공매도가 늘었지만 점차 줄어들기도 했다.

최근 외국인 공매도 거래는 지난 9월28일 4천억원대를 넘긴 이후 10월 4일, 5일, 10일에 연이어 4천억원대를 웃돌았다.

이전까지 외국인의 하루 공매도 거래량이 1천억원대~3천억원대에 그친 점을 비교해보면 규모가 급격히 커진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규모 역시 늘었다.

기관 공매도 거래는 지난 11일 2천366억원대로 급증했고, 개인 공매도 거래는 360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공매도는 매도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 싼 값에 사서 되갚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재매수가 뒤따를 여지를 남긴다.







공매도·대차거래 정보 전문 회사인 트루쇼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숏커버소요기간은 1.97일, 코스닥 숏커버소요기간은 0.80일이었다.

숏커버소요기간은 공매도 잔고를 20일 이동평균 거래량으로 나눈 값으로 공매도 잔고를 모두 숏커버하는데 걸리는 이론상의 최소 소요기간을 의미한다.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거래량 대비 공매도 잔고가 많음을 의미하며, 주가가 급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트루쇼트는 설명했다.

공매도 잔고를 되살리는데 더 많은 규모의 주식을 사야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숏커버소요기간은 지난 9월까지는 주로 2일 이상이었지만 10월 들어서는 1.97~2일로 줄었다. 코스닥 역시 1일 이상이던 흐름에서 0.80일로 급격히 짧아졌다.

즉, 짧은 기간동안 주식을 사더라도 공매도 잔고를 채울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서 보면 최근 급락장에서 공매도 잔고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숏커버소요기간도 1.51일로 과거와 크게 달라진 흐름이 없다.

하재우 트루쇼트 대표는 "코스닥에서는 공매도 잔고가 10월에는 3조5천억원대로 지난달보다 5천억원 이상 줄었는데 이 과정에서 숏커버가 일었을 것"이라며 "다만, 코스피에서는 공매도 잔고와 숏커버소요기간에서 아직 유의미한 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이번주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국내증시는 코스피가 8일 연속 하락해 -10% 수준 급락한 후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기술적 반등 구간에 진입한 모습"이라며 "이날도 완만한 추가 반등 시도가 나타나는 가운데 외국인 순매수 여부와 중국 증시 동향에 따라 반등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주 주요 증시 변화요인으로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미국 기업실적 발표, 브렉시트 협상,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등이 꼽히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에 관련 이슈는 완화됐다"며 "다만, 1988년 지정된 종합무역법을 이용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무리해서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은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3분기 실적이 양호함에도 가이던스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으며 EU와 영국간 브렉시트 협상 타결 기대가 높아지면서 18~19일 있을 EU정상회담은 긍정적 요인으로 봐야 본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