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국내(로컬) 은행과 외국계 은행 서울 지점 간의 외환(FX) 스와프 거래에 또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표면상으로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거래 상대방 리스크(롱 웨이 리스크. wrong way risk)가 부각했던 지난해 하반기 모습이 반복되는 모양새다.

시기적으로 4분기에 접어든 데다, 최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들의 주문이 늘어남에 따라 크레디트 라인(신용 한도)이 부족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국내 은행과 외은 지점 모두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탓에, 불편한 상황을 겪고 있다.

FX 스와프는 달러와 원화를 교환하는 장외 거래로, 일반적으로 외은 지점은 달러를 국내 은행에 공급하는 셀앤드바이(sell&buy) 거래를 주로 한다.

국내 A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15일 "최근 비드(매수 주문)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은들이 신용 한도(크레디트 라인)를 조절하지 않나 한다"며 "실제 거래가 아닌 초이스 거래가 자주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외은 익스포저 자체가 달러-원 환율에 연동되다 보니, 환율이 오르면서 익스포저가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도 "국내 은행은 에셋 스와프가 많아서 공격적으로 팔고 있는데, 외은이 어쩔 수 없이 받아줄 수 없어서 초이스가 걸리는 게 문제"라며 "한때 매수 호가가 매도 호가보다 높은 '리버스' 상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스와프 거래가 잘 안 되니, 손 놓는 분위기도 감지됐다"며 "외은 라인은 실제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금방 찬다"고 말했다.

외은 지점과 국내(로컬) 은행 간의 매끄럽지 않은 거래는 근래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데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B 은행 딜러는 "요즘이 아니고 계속 그런 분위기였다"며 "통화선물시장(IMM) 등의 비드가 잘 나올 때는 괜찮은데, 가격이 내리면 초이스 분위기가 강해진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작년 상대방 리스크(wrong way risk)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환시장의 다른 전문가는 "환율이 오를 때는 역외 투자자의 물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고, 외은들은 그 물량을 처리할 때 한도를 아끼고 쪼개서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로컬과 라인을 다 쓰면, 초이스를 붙여서 외은이랑 거래를 해야 한다"며 "역외 투자자 물량이 나올 때 그런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외국계 C 은행 딜러는 "초이스는 보통 라인 이슈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거래가 원천적으로 안 되는 증권사 참여가 늘면서 초이스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바젤Ⅲ에 따르면 은행들은 계약 기간에 따른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변동 규모를 예측할 수 있게, 상대방 신용리스크 표준방법(SA-CCR)을 이행해야 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은 본점은 바젤Ⅲ 규정을 철저하게 적용하면서 국내 은행과의 라인을 예전보다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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