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지만 정크본드 시장은 의외로 순항하고 있어 의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미국시간) 투자자들이 투기등급 회사채인 정크본드에 이상한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며 투자등급 회사채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매도세도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폭풍에 휘말리고 있는 현재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현상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7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인 61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신문은 1년 내내 투자등급 채권이 정크본드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며 국채 금리 대비 스프레드가 지난 2월 이후 지속 확대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크본드의 스프레드는 3년째 좀처럼 벌어지지 않고 있다. 10월 초 대비로 0.4%포인트 이상 확대됐으나 지난 5월 이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정크본드 약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신문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어 정크본드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다면서 투자등급 회사채와 정크본드 지수에 포함되는 회사채의 신용등급도 정크본드 강세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투자등급 채권 중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BBB' 등급 회사채는 투자등급 회사채 지수의 절반을 차지한다.

투자등급 회사채를 추종하는 펀드에 투자해도 신용 강등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의미다.

반면 정크본드 지수에서 투기등급 회사채 중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BB' 등급 회사채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그간 위기에 봉착한 기업들이 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린 까닭에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들만 정크본드 시장에 남게 됐다.

투자등급 회사채와 정크본드 투자로 짊어질 리스크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정크본드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으므로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신문의 판단이다.

다만, 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가 장기간 성장세를 이어왔고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정크본드 가격에 리스크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임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신용 강등이나 경기 침체로 인한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신문은 아직 회사채 시장의 약세 전환은 시작되지 않았다면서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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