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위기가 더 고조돼 국제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사우디 정부 당국이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설 경우 더 강하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사우디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 일원 모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사우디를 둘러싼 갈등이 심해질 경우 유가가 크게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이란산 원유를 시장에서 내쫓기 위해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사우디와 미국 간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며 "사우디에 보복이 들어간다면 확실히 유가는 무기로 사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사우디가 경제적으로 제재를 받게 된다면 다른 국제사회 일원들도 모두 고통받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에는 아직 사우디 위기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사우디 타다울 증시는 지난 한 주간 5% 하락했다.

킬더프 파트너는 "사우디에서 그동안은 본 적 없는 불안한 시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클리퍼데이터의 맷 스미스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현 상황에서 긴장이 극적으로 고조되지 않는 이상 카쇼기 미스터리로 인해 유가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조나단 슈안저 선임 부회장도 9.11 사태를 언급하며 사우디와 미국 간의 관계가 안 좋아질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최악의 상황에서도 미국과 사우디의 리더십은 위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양쪽이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미국과 사우디는 3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거래에 협의하는 등 냉전 이후 동맹을 굳건히 하는 모습을 보여온 바 있다.

슈안저 선임 부회장은 러시아, 중국 등과 미국은 외교정책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어도 떨어질 수 없는 것처럼 사우디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상황을 묵인하고 지나간다면 반체제 인사를 향해 유사한 사건이 또 벌어질 수 있다며, 슈안저 선임 부회장은 "위험한 선례를 남겨놓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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