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의 물꼬가 환율 정책에서 다시금 꼬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9거래일 만에 반등을 모색하던 국내 증시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과의 통상협의에서 '환율조항'을 언급하면서 일본 도쿄 증시가 급락한 충격에 다시금 내려앉았다.

15일 오후 3시 16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8.69포인트(0.86%) 하락한 2,143.16에,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37포인트(1.83%) 급락한 718.13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1.87%, 홍콩 항셍지수는 1.33%,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98% 하락했다.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무역협상에서 어떤 나라와도 환율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일본을 예외로 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해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특히 이날 도쿄 닛케이지수는 1% 이상 급락하면서 환율 우려를 반영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07억원, 코스닥에서 1천64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311억원, 코스닥에서 519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반면, 개인만 코스피에서 3천451억원 어치, 코스닥에서 2천28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증권업계 역시 므누신 장관의 환율 발언을 예사롭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주중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환율 이슈가 미중 무역갈등의 단초가 될 수 있어서다.

미국과 주변 국가 간의 환율 갈등이 깊어지면 당분간 증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 환율의 흐름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달러-원 환율 역시 1,140원대에 고점을 찍은 만큼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 증시 하락과 연동되는 흐름이 반복될 수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지난 11일 급락에 따른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영향이 가장 크다"며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일본 니케이 지수 등이 급락세를 보인데 따른 동조화 현상에 무게가 실린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지수의 영역이 국내 경제나 상장기업 이익에 비해 적정수준을 하회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안전한 투자 시점이라는 확신을 갖기엔 이르지만 미국 채권 수익률이 지난주 급등세에서 진정 국면을 보이는 만큼 향후 국내 증시가 변동폭을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3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도 국내 증시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가 미중 무역갈등이나 재정정책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코스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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