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5일(미국시간) 달러화 가치는 지정학적 우려로 위험 회피가 짙어진 가운데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부진한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 국채 가격은 주가가 다소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동향과 주요 기술기업 실적 등을 주시하는 가운데 하락 마감했다.

뉴욕 유가는 언론인 실종사건을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간 긴장 등으로 상승했다.

터키에서 실종된 언론인 문제를 두고 미국과 사우디의 대립 우려가 부상했다.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하는 사우디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는 최근 터키의 사우디 대사관을 방문했다 실종됐다. 터키는 사우디가 그를 암살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사우디 왕실의 개입이 밝혀지면 "매우, 매우 세차고 아주 강하디강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해 시장의 긴장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긴장을 다소 완화하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즉시 사우디로 보내 해당 문제를 논의토록 하겠다면서 언론인 살해의 범인이 '불한당 살인자(Rogue Killers)'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왕실이 배후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셈으로 해당 발언 이후 국제유가도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다만 CNN은 장 후반 사우디 정부가 해당 기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사망했다는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서방의 갈등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재차 제기됐다.

영국의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도 다시 커졌다. 영국과 EU가 당초 기대와 달리 이번 주 EU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이란 소식이 나왔다.

반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아일랜드 국경을 둘러싼 새로운 여러 어려움 등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희망은 여전히 살아있다"면서 "국경과 관련된 의견 불일치는 전반적인 협상을 어긋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1%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7% 증가였다. 전년 대비로는 4.7% 상승했다.

미 소매판매는 일곱 달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 8월부터 증가 폭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 7월에 0.7% 증가했지만, 8월에는 0.1% 증가에 그쳤다.

8월 소매판매는 0.1% 증가가 수정되지 않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9월 소매판매는 0.1%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대비로는 5.7% 올랐다.

반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의 19.0에서 21.1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8월 기업재고가 전달대비 0.5%(계절 조정치) 늘어난 1조9천60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5% 증가에 부합했다. 지난 7월 기업재고는 0.7%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 경제의 과열이 우려된다면서, 성장 속도를 늦춰야 할 시기라는 주장을 내놨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9.44포인트(0.35%) 하락한 25,250.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34포인트(0.59%) 내린 2,750.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6.15포인트(0.88%) 하락한 7,430.7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금리 동향과 주요 기업 실적, 언론인 실종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갈등 등을 주시했다. 브렉시트 관련 논란도 다시 불거졌다.

미 금리의 상승세는 한층 둔화했다.

미 국채금리는 이날 이른 시간 미국과 사우디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을 반영해 오름세를 탔지만, 상승폭이 제한됐다.

미국 9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미 경제지표가 부진했고, 유가도 상승 폭을 줄였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15%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도 금리 움직임을 주목하면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지만, 장 후반 낙폭을 다소 키웠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각각 1.5%와 1.9%가량 재차 하락하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골드만삭스와 레이몬드 제임스 등이 다음날 실적 발표를 앞둔 넷플릭스의 주가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무역전쟁 부담도 지속했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주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BOA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개장 전 1% 이상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1.9% 하락해 마감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64% 내렸다. 커뮤니케이션도 0.43% 하락했다. 에너지는 0.82% 내렸다. 반면 필수소비재는 0.6% 올랐고, 산업주도 0.22%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채권 시장이 명백히 물가 상승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할아버지 세대에나 나타났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다수가 물가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믿지만, 임금 및 물가 상승률이 완만하다고 해도 3.5%나 4%를 향해서 가면 채권 시장의 급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8.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05% 하락한 21.3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3bp 상승한 3.163%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6bp 오른 3.342%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1bp 상승한 2.861%를 보였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30.0bp에서 이날 30.2bp로 소폭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국채 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주식시장 움직임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이 수개월 만에 최대 주간 하락률을 기록한 뒤 이번 주 초 안정을 되찾자, 지난주 반등했던 국채 값은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면 무위험자산인 채권에 비해 위험자산인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주가 민감도가 더 커졌다.

콜럼버스 데이로 하루 휴장해 거래일이 적었던 지난주 국채수익률 하락 폭이 컸던 영향도 있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경우 지난 9일에 장중 3.261%로 7년래 최고치를 찍는 등 이번 달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다 하루 하락 폭이 8.5bp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주 결국 8.6bp 하락했는데, 이는 5주래 가장 큰 주간 하락 폭이었다.

2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지난주에 5월 25일 주간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BMO캐피털의 이안 린젠, 존 힐 금리 전략가들은 "국채시장에서 가격 움직임 그 자체가 스토리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지난 몇 주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을 지지하며 올해 '빅 트레이드' 시기가 다가왔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시포트 글로벌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향후 몇 주간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국채 값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강한 미국 경제 성장 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탄탄하게 국채시장에 깔렸다.

이번 주 공개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추가 단서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8월에 20bp대로 2007년 이후 최저로 좁혀졌던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가 최근 30bp대로 빠르게 벌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도 덜었다. 1975년 이후 이 격차가 뒤집히는 수익률 곡선 역전이 미국 경기 침체의 신호로 인식됐다.

RBC 캐피털의 마이클 클로세티 금리 전략 대표는 "결국 경기 침체 두려움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또 미 국채 값 하락의 한 축을 형성한 공급 우려도 지속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로 끝난 2018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7천790억 달러를 기록, 2017년보다 17%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6년래 가장 큰 적자 확대 규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은 3.9%를 기록해 지난해 3.5%보다 높아졌다. GDP 대비 적자 비율은 3년 연속 상승했다.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미국은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감세에 따라 재정적자를 보조하기 위해서는 국채 발행 확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8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213엔보다 0.403엔(0.36%)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77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576달러보다 0.00203달러(0.18%)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43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69엔보다 0.26엔(0.20%)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22% 하락한 95.047을 기록했다.

동시다발적인 지정학적 우려에 시장에서는 위험 회피 성향이 두드러졌다.

안전통화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강세를 보이지만, 달러화는 미국의 사우디와 중국 위협, 시장 예상을 밑돈 소매판매 지표, 한풀 꺾인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 영향으로 안전통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또 CBS 방송 '60분'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와 공정한 협상을 하길 원한다. 우리처럼 시장을 개방하길 바란다"며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might)도 제기했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친 점도 달러 약세에 일조했다.

BBH의 윈 틴 통화 전략 글로벌 대표는 "예상보다 약한 소매지표가 달러 매도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며 "미국 국채금리가 한 단계 더 도약하지 않는다면 달러는 일종의 림보게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주 장중 3.26%도 넘으며 달러 랠리를 이끌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3.16% 선을 나타냈다.

JP모건은 "미국 국채수익률이 공정 가치와 비교하면 과도하게 오른 것 같다"며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이 달러화를 끌어올리는 단기 '금리 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와 중국 외에도 임박한 이탈리아 예산안 제출, 국경을 둘러싼 브렉시트 우려, 독일의 정치적 불확실성 등 지정학적 우려가 부상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 지도자와의 회의를 앞두고 "아일랜드 국경을 둘러싼 새로운 여러 어려움 등에도 브렉시트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희망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파운드-달러는 0.01% 상승한 1.31524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영국과 EU 협상 담당자들이 브렉시트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파운드화는 심리적 지지선인 1.31달러 선을 내주기도 했다.

오안다의 딘 파플웰 부대표는 "이번 주 중반에 있을 회의 결과를 기다리자는 심리에 다시 1.31달러 선을 회복했다"며 "이번 회의에서 충분한 진전이 없으면 결렬 가능성도 있어 파운드화는 단기간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탈리아 예산안이 EU 집행위원회에 이날 제출될 예정이어서 어떤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당인 기독사회당이 1950년 이래 최저 득표율을 나타내면서 기성 정치권의 위기를 보여줘 유럽 우려를 키웠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알빈 탄 외환 분석가는 "독일 지방선거 결과가 대단한 정치적 위협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유럽 내의 정치적 위험이 아직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아시아 주가가 약세를 보인데 이어 유럽 주가가 22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위험자산 회피에 안전통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스위스프랑은 0.5% 내린 0.9871프랑을 기록해 2주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달러-엔은 장 초반 한 달래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4달러(0.6%) 상승한 71.7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터키에서 실종된 사우디 언론인 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사우디의 갈등 가능성을 주시했다. 이란산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지속해서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사우디 왕실의 개입이 밝혀지면 "매우, 매우 세차고 아주 강하디강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해 시장의 긴장을 키웠다.

사우디는 이에 외무부 성명을 통해 "사우디의 경제력은 세계 경제에 영향력이 크고 필수적이다"면서 관영 언론을 통해서는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보복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 사건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우디가 원유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가도 빠르게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이날 긴장을 다소 완화하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즉시 사우디로 보내 해당 문제를 논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살만 국왕은 그것(사우디 정권 배후설)을 매우 강하게 부인했다"면서 "어쩌면 (범인이)불한당 살인자들일 수도 있는 것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사우디 왕실이 배후가 아닐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시장도 다소 안도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키들루프 공동 창립자는 "(트럼프 대통령은)사우디 왕실이 빠져나갈 길을 제시했다"며 "원유시장에서 주말 동안 커졌던 불안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란 원유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는 유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했다.

우리나라가 9월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원유 매수 심리를 지지했다.

셍다 선물의 첸 카이 수석 연구원은 "한국의 움직임이 유가 반등에 자신감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원유 수요 전망을 잇달아 하향 조정한 점은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언론인 실종사건에 대한 논란이 지속하면 유가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만약 이란 제재가 시작됐을 때 사우디가 이를 보충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유가를 크게 밀어 올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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