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면서 카드업계 역시 유류세 인하에 따른 향후 파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직접 매출이 줄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등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고 편의점 담뱃세 논란 등에 미칠 영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 생활 압박 완화와 내수 진작을 위해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안팎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다"며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것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폭은 10%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20%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2008년 약 10개월간 휘발유·경유·LPG 부탄의 유류세를 10% 인하한 바 있다.

유류세가 인하되면 카드사의 실적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금 인하분만큼 매출이 줄어들게 되면서 카드 사용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매출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카드 총 사용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오히려 마케팅 비용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할인 카드들이 리터당 할인 금액을 책정하고 있는데 유류세가 줄어들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같은 가격에 주유 되는 리터가 증가하기 때문에 할인 금액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같은 금액을 주유하고 10%의 세금이 준다고 가정하면 세금이 줄어든 만큼 주유할 수 있는 리터는 늘어나고 결국 카드사는 10%를 추가 할인해줘야 한다.

실제 신한카드 카드의 주력 상품인 Deep Dream(딥드림) 카드는 주말에 전 주유소에서 리터당 80원 적립해준다.

삼성카드 'V3 SK에너지' 카드도 SK에너지 이용 시 리터당 최대 100원 할인하고 우리카드의 히트 상품 '카드의 정석 DISCOUNT'는 리터당 60~100원 청구할인 된다.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비용은 마케팅 비용에서 절대적인 부문을 차지하고 있어서 정부의 마케팅 자제 압박에도 카드사가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가서비스 비용은 2조4천185억 원으로 총 마케팅 비용에서 74.5%를 차지했다.

직접적인 실적의 악영향 이외에도 현재 논란 중인 편의점의 담뱃세 매출 제외 등 향후 정책 변화에도 카드사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현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편의점 담뱃세 제외 등 업종별 카드수수료 종합 개편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가 큰 효과를 거두면서 국민적인 호응을 얻게 된다면 담뱃세 역시 인하하거나 편의점 매출에서 제외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게 된다.

카드업계는 소비자가 세금을 포함한 금액을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세금을 처리하는 데도 동일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담뱃세 매출 제외에 반대하고 있다.

담뱃세, 유류세, 주세 등 간접세 부과 품목에 동일한 제외 이슈가 발생하면 최대 약 3천500억 원의 추가 수수료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와 편의점 담뱃세 제외 논란은 같은 이슈는 아니지만, 정부 정책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향후 파장을 신중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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