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삼성그룹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한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룹 전체로는 큰 잡음이 들릴만한 행위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모범생 전략'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 9월 삼성전기와 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을 모두 처분해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어냈다.

당시 삼성전기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약 6천425억원), 삼성화재 역시 삼성물산 주식 262만주(3천285억원) 규모를 매각했다.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를 합쳐 총 1조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하면서 삼성그룹은 사실상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었다.

앞서 삼성그룹은 4월에 삼성SDI 지분 전량 404만주(5천822억원 규모)를 처분하며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삼성SDI는 삼성물산 주식을 6개월 이내에 처분해야 한다고 통보한 이후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전격적으로 내려진 결정이었다.

이처럼 그룹 내에서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을 처분함에 따라 물산에서 전자, 전기, 물산으로 다시 이어지던 순환출자의 고리는 없어졌다.

특히 삼성그룹은 오너가에서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블록딜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지분을 오너가나 우호 세력에게 넘기지 않고 시장 절차에 따라 처분하는 것이 뒷말이 없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했다.

이런 삼성그룹 지분매각 방식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다는 게 외부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이뤄진 지분매각 방침은 이재용 부회장의 뜻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기회에 공정위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을 털고 가자는 확실한 의지와 행보가 읽힌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당분간 인수합병 시장에서도 손을 뗀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그룹 전체적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잡음을 일으킬 만한 일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당분간 인수합병 시장에서도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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