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올해 신흥시장 자산 가격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달러 강세 등으로 크게 하락한 가운데, 이번 신흥시장의 매도세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라는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흥국의 매도세는 과거 신흥국 불안 때와 달리 달러화 부채가 과도한 국가인 아르헨티나, 터키 등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외 부채에 덜 의존한 국가들은 타격이 제한되는 등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또 올해 신흥시장의 매도세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이뤄졌던 데서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자금 등으로 다변화된 것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쇄도할 경우 펀드 환매로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위험이 있다.

WSJ이 비교 분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사태와 2013년 테이퍼 텐트럼 사태, 2015년 중국 주식시장 폭락 사태 등에 따른 신흥시장 자산 매도세다.



◇ 수익률, 2008년보다 덜 타격

주식과 채권과 외환시장의 매도세는 올해가 2013년 테이퍼 텐트럼 사태 때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MSCI 신흥국 통화지수로 외환 수익률을 비교하면 올해가 2013년 때보다 더 낮으며 채권 수익률로는 자국 통화 표시 채권에서 수익률이 2013년 때보다 더 낮았다.

다만 둘 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MSCI 신흥시장 주가지수>







<MSCI 신흥시장 통화 지수>







<JP모건 EMBI 글로벌 채권지수-하드커런시>







<JP모건 GBI-EM 글로벌 채권지수-현지통화>





또 다른 중요한 차이는 올해 신흥국 매도세는 일부 국가에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점이다.

UBS는 올해 신흥국 채권 수익률과 미 국채 간의 수익률 갭의 35%는 터키와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의 채권 수익률 갭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UBS의 바뉴 바웨자 글로벌 매크로 전략 부헤드는 "신흥시장 주류에서는 위기의 벼랑에 내몰린 나라가 거의 없다"라며 대외 부채가 많은 나라에 위기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 자본 흐름

신흥국들의 외화 의존도는 지난 10년간 줄어들었다.

국제금융협회(IIF) 자료에 따르면 작년 신흥국으로 유입된 해외 자금은 신흥국 국내총생산(GDP)의 4.35%와 맞먹는 규모로 2007년의 9%에 육박하던 데서 줄어들었다. 이는 신흥국이 과거보다 해외 자금 유출에 덜 취약하다는 얘기다.

다만 터키 등 일부 국가들은 예외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터키의 외화 부채는 작년 기준 GDP의 53%에 달한다.

IIF의 엠레 티프틱 글로벌 자본시장 부디렉터는 "신흥시장은 자본 흐름 측면에서 현재 (과거보다) 훨씬 더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GDP 대비>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금의 출처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은행 대출이 신흥국 자금 유입의 상당 부문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자산운용사들의 주식 및 채권 매입 규모가 은행 대출을 앞서는 상황이다.

이는 신흥국에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은행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사에도 위험이 전가될 수 있다는 얘기로 상대적으로 은행으로 인한 체계적 위험은 줄었으나 운용사에 맡겨둔 개인들의 펀드는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은행 대출은 장기 자금이 많지만,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펀드 자금은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해 시장에 더 큰 변동성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신흥시장 포트폴리오/은행대출 유입액>







중요한 것은 올해 자금 흐름이다.

하반기 들어 신흥국으로 순유입 자금이 감소세를 보이는 점은 과거 신흥국 불안 때와 유사하다.

연초 3개월 연속 평균 순유입 규모는 400억 달러였으나 이는 최근 1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만약 이 수치가 2008년 금융위기 때나 2015년 중국 주식폭락 때처럼 마이너스로 전환돼 순유입이 순유출로 전환될지 여부다.

만약 이 경우 신흥국 자산 가치는 추가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신흥시장 순포트폴리오 유입액-3개월 연속 평균 >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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