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실종 사건에 따른 긴장이 유지되면서 0.2% 상승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4달러(0.2%) 상승한 71.9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언론인 실종에 따른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과 이란 원유 수출 감소 등을 주시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도 지속했다.

터키에서 실종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에 대한 긴장이 유지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가 사우디 왕실이 아닐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 사태에 대한 원유 시장의 긴장은 지속하는 양상이다.

주요 외신들은 사우디가 자국 정보 요원이 카슈끄지를 잘못된 방식으로 심문하다가 사망한 일조의 '사고'로 결론 낼 것이란 보도를 잇달아 내놨다.

이날 사우디로 급히 날아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사우디 정부가 이 사건을 적시에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원한 데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사우디가 사건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린제이 그레이엄 미 상원 의원은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살인을 명령했다고 비난하면서, 그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란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10월 둘째 주까지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은 하루평균 150만 배럴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지난 4월 250만 배럴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준이다.

인도와 터키, 중국 등이 이란 원유를 주로 수입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원유 수요 감소 우려와 미국 생산량 증가 가능성 등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유가 상단을 제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주요 7개 세일오일 유전의 11월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인 하루평균 771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 사건 추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당분간 시장의 관심이 사우디와 이란에 맞춰질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백악관의 증산 요구에 고분고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카슈끄지 사건으로 어떤 제재가 가해지면 사우디가 산유량을 하루 평균 50만 배럴 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가 유가를 무기로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패트로 매트릭스의 올리비어 자콥 컨설팅 대표는 "사우디가 원유를 무기로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마지막 카드이며, 책임 있는 원유 공급자로의 지위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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