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콩 당국이 부동산 대출에 대한 규제를 바짝 조이면서 홍콩 빌딩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급매물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살 수 있어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들도 홍콩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외신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콩 빌딩 관련 태핑(tapping.수요 조사)이 국내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

홍콩 당국이 부동산 대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에 급매물이 많이 나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당국(HKMA·HongKoong Monetary Authority)은 지난해 말 은행들의 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 ratio)을 50%로 낮췄다.

즉, 빌딩을 사려는 사람은 물건 가격의 절반만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으로, 수년 전 LTV가 60%대였던 것과 비교해 규제가 강화됐다.

홍콩은 부동산 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한 지역이다. 이에 홍콩 당국은 2014년 이후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8차례 이상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가격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당국의 노력에 최근 대출을 갚지 못한 빌딩 소유주들이 시장에 급매물을 내놓으며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홍콩 빌딩 투자를 검토하는 곳들이 늘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4월 말에 약 6조원에 달하는 '더 센터' 빌딩의 최종 투자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더센터 빌딩은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소유로 홍콩 핵심 업무지구인 센트럴에 자리 잡고 있다.

거래 규모는 51억 달러(약 5조5천억원) 정도로, 미래에셋대우는 이중 총 3억 달러(약 3천300억원)를 투자한다. 이 딜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도 투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홍콩 당국이 부동산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을 받아 빌딩을 샀다가 이를 갚지 못하는 곳들이 빌딩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며 "최근 홍콩 빌딩 매물 관련 태핑이 몇 차례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홍콩은 오피스(사무용 건물) 시장이 워낙 발달한 곳이기 때문에 유럽이나 미국 등의 국가와 달리 굳이 실사를 가지 않고, 서류 작업만 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부동산 규제 강화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 지금 투자할지 말지 2~3개 물건을 보고 있다"며 "홍콩이야 원래 빌딩 등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이름만 들면 알만한 곳들도 매물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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