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펀드 자금이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통화 긴축에 나서면서 수익률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금이 신흥국 시장으로 옮겨간 영향이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에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크게 올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국가별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에서 브라질과 러시아는 각각 23.99%, 5.34%를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7%를 넘어섰고, '한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도 23%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간을 3개월로 넓혀보면 브라질과 베트남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해외 펀드 평균 수익률 중 브라질과 베트남의 수익률은 각각 11.30%, 5.80%로 상위 1, 2위를 기록했다.

해외 채권형펀드에서도 신흥국의 수익률은 0.46%로 북미채권(-0.66%)과 글로벌채권(-0.20%) 등보다 월등히 앞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주식 및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미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진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경계감과 증시의 변동성 확대, 유럽지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펀드 자금을 신흥시장으로 이동시켰다는 설명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채권형 펀드에서 2주 연속 자금이 유출된 반면 신흥국 채권형 펀드에서는 3주 연속 자금이 들어오기도 했다"며 "올해 3분기 신흥국 증시 수익률이 선진국 대비 좋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글로벌 증시의 성적은 오히려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좋았다"며 "3분기 수익률 1~5위 국가 역시 모두 신흥국(태국, 브라질, 러시아 등)"이라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다만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발표되는 데다 다음 달 이란 및 러시아 제재, 오는 28일 브라질의 대선 2차 투표 등 다양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며 "이 같은 투자심리 개선이 지속할지는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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