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 칼럼> 미국 `리쇼어링'에서 배워라
<이장원 칼럼> 미국 `리쇼어링'에서 배워라
  • 승인 2018.10.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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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고용쇼크, 고용참사, 고용재난…' 일자리 문제가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온갖 대책에도 일자리 관련 지표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위원회를 SK하이닉스에서 연 것만 봐도 문재인 정부가 현재 일자리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 유추할 수 있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최우선은 제조업의 회복일 것이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면 결국 제조업이 살아나야 한다는 명제를 만족시켜야 한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일자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조선과 해운,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은 실적 부진 속에 구조조정의 한파를 겪고 있다. 다른 제조업 역시 사람을 뽑을 만큼 한가하지 않은 게 우리 산업의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우리 상장사 이익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산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우리나라에서 더욱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1990년대부터 세계화가 진행된 이후 대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에 공장을 건설했다.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했고 중국의 임금이 오르고 나서부터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민간의 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 수십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권이 바뀌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기업들이 채용을 늘리겠다고 요란하게 선전했으나, 체감하는 일자리 증가세는 더뎠던 것도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나타난 해외투자가 가장 큰 배경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유행한 리쇼어링(Reshoring.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의 시기를 맞아 리쇼어링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면 중국을 떠나는 부품공급 업체들이 많아질 것인데, 이때 베트남이나 미얀마 등 동남아를 선택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기업의 경우 인센티브를 줘서 한국으로 돌아오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리쇼어링의 근거를 마련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국내로 유턴하지는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때부터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2010년부터 법인세 인하와 공장 이전비용 보조 등의 정책으로 기업들에 구애 작전을 펼쳤다. 오바마의 뒤를 이은 트럼프 정부도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리쇼어링 정책을 계승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포드와 인텔 등 수많은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왔다.

미국과 우리의 상황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미국의 리쇼어링에서 우리 일자리 정책의 아이디어를 찾으면 어떨까. 중국에서 탈출을 고민하는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줘서 이참에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공장을 만들게 하면 일자리 문제와 지방경제 활성화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높은 임금과 강한 노조에 대한 기업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노사간 이해와 협조, 갈등보다는 상생의 자세를 갖는 기업문화가 필요하고, 중간에서 정부가 둘 사이를 잘 중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산업증권부장)

jang7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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