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창구를 통한 단타거래가 국민청원 이후에도 계속되는 가운데 관련 거래를 점검 중인 한국거래소는 방대한 양의 자료 분석에 고전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메릴린치의 단타거래 규모는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거래소는 파악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감시부는 지난 8월 이후 2개월에 걸쳐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거래 기록을 통해 단타거래 투자 기법을 비롯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상세하게 파악 중이다.

하지만 방대한 거래 기록을 분석하느라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거래소 조사결과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단타거래가 불공정거래로 판단되더라도 즉각적인 조치는 쉽지 않다. 감독당국 역시 단계별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자료의 양이 많고, 조 단위의 거래여서 분석에 시간이 걸린다"며 "올해를 넘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모니터링하는 동안에도 메릴린치의 단타거래는 지속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메릴린치는 여전히 상위 거래원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메릴린치는 지난 한달간(9월17일~10월16일) 코스피에서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호텔신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화재, KB금융 등을, 코스닥에서는 신라젠, 에이치엘비, 펄어비스, CJ ENM, 셀트리온헬스케어, 오스템임플란트, 아난티 등을 주로 순매수했다.

지난 1개월간 투자경고 종목에 이름을 올린 기업 9곳 중 3곳에서도 메릴린치는 3위 이내의 상위 거래원을 차지했다.

전일 네이처셀의 경우는 외국계증권사 중 메릴린치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많았다.

한 증시 참가자는 메릴린치 단타거래 의혹과 관련해 "메릴린치의 알고리즘 매매가 대다수 종목에서 여전히 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증시 급락에 거래가 줄었지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 다시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소는 메릴린치가 최상위 거래원에 포함되는 경우는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의 다른 관계자는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단타 거래가 예전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세부 내용을 설명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단타거래는 지난 8월 국내 개인투자자가 메릴린치 창구를 거친 단타거래와 공매도로 피해가 막심했다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거래소는 메릴린치의 거래를 알고리즘 트레이딩의 일환으로 보고 시장 충격 여부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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