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로버트 카넬 ING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10월 회의에서 한은은 금리를 올리지 않고, 11월 인상 시그널을 주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만약 한은이 11월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줄 경우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현 전망을 수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금리 인상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카넬은 다음 다섯 가지 이유를 근거로 한은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 주택가격
첫째,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서울에 국한된 것이기 때문이다.
카넬은 국민은행이 조사한 6개 대도시의 주택가격 상승률로 볼 때 서울 이외 대도시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더 광범위하게는 많은 도시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며 서울의 주택가격 버블을 꺼뜨리려는 조치는 다른 지역의 주택시장을 더 침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바람직하거나 능숙한 정책 대응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 가계부채
둘째,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도 서울의 주택가격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카넬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소득의 거의 160%로 높은 수준이며, 대부분은 모기지와 관련된 것이지만, 이는 상당부문 서울의 주택시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지역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인가? 아니면 경제성장 측면에서 저비용을 위해 좀 더 선별적인 거시건전성 조치가 더 효과적일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답은 매우 명쾌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성장률 전망
셋째, 한국의 성장률 전망이 올해 들어 악화해왔다는 점이다.
카넬은 한은은 7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9%, 2.8%로 예상했지만, 이는 수출 및 생산 둔화, 고용 시장 악화 등을 반영하면 하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은 이와 배치된다며 모순된 결정이 나오지 않으려면 금리 인상은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인플레이션
네 번째, 근원인플레이션이 여전히 1%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카넬은 한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1.9%는 한은의 목표치인 2%와 멀지 않지만, 근원 인플레는 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드라인 인플레는 유가 상승과 계절에 영향을 받는 음식료 가격 등으로 올라 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수에서 제거될 요소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금리 차
마지막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넬은 한미 금리 차는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하는 경우에만 문제가 되며 심지어 그때도 큰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국은 수십 년간 경상흑자를 기록해 대외 부채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원화 약세에 따른 추가적인 환율 경쟁력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카넬의 설명이다.
그는 수입물가 상승도 인플레이션에 일시적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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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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