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는 18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로버트 카넬 ING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10월 회의에서 한은은 금리를 올리지 않고, 11월 인상 시그널을 주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만약 한은이 11월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줄 경우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현 전망을 수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금리 인상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카넬은 다음 다섯 가지 이유를 근거로 한은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 주택가격

첫째,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세는 서울에 국한된 것이기 때문이다.

카넬은 국민은행이 조사한 6개 대도시의 주택가격 상승률로 볼 때 서울 이외 대도시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더 광범위하게는 많은 도시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한다며 서울의 주택가격 버블을 꺼뜨리려는 조치는 다른 지역의 주택시장을 더 침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바람직하거나 능숙한 정책 대응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 가계부채

둘째,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도 서울의 주택가격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카넬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소득의 거의 160%로 높은 수준이며, 대부분은 모기지와 관련된 것이지만, 이는 상당부문 서울의 주택시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지역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인가? 아니면 경제성장 측면에서 저비용을 위해 좀 더 선별적인 거시건전성 조치가 더 효과적일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답은 매우 명쾌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성장률 전망

셋째, 한국의 성장률 전망이 올해 들어 악화해왔다는 점이다.

카넬은 한은은 7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9%, 2.8%로 예상했지만, 이는 수출 및 생산 둔화, 고용 시장 악화 등을 반영하면 하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은 이와 배치된다며 모순된 결정이 나오지 않으려면 금리 인상은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인플레이션

네 번째, 근원인플레이션이 여전히 1%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카넬은 한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1.9%는 한은의 목표치인 2%와 멀지 않지만, 근원 인플레는 1%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드라인 인플레는 유가 상승과 계절에 영향을 받는 음식료 가격 등으로 올라 이는 시간이 지나면 지수에서 제거될 요소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금리 차

마지막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넬은 한미 금리 차는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하는 경우에만 문제가 되며 심지어 그때도 큰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국은 수십 년간 경상흑자를 기록해 대외 부채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원화 약세에 따른 추가적인 환율 경쟁력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카넬의 설명이다.

그는 수입물가 상승도 인플레이션에 일시적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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