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증가 영향으로 급락하며 배럴당 70달러 선을 하회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17달러(3.0%) 급락한 69.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한 달 만에 최저치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간의 충돌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649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15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원유재고는 4주 연속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202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83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4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늘어나면서 유가의 하락 압력이 가중됐다.

유가는 또 미국과 사우디의 충돌 가능성이 줄어든 점에도 영향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디 언론인 사건에 배후에 사우디 왕실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또 시작이다.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당신은 유죄라는 거다. 나는 그런 건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우디에 급파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사우디 정부가 실종사건에 관해 철저하고 믿을 만한 수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모하메드 바르킨도 사무총장도 사우디 언론인 사건이 OPEC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우디는 OPEC에 시장의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해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그는 "원유시장이 불안정하지만, 수급은 원활하다"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재고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데 대한 부담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우려를 표했다.

타이케 캐피탈 어더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이사는 "원유재고가 놀라운 정도로 늘었다"며 "글로벌 주가도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어 위험 회피 국면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부진과 함께 유가 하락 위험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