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를 마무리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2라운드에 접어들게 됐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재감리 결과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정KPMG 및 딜로이트안진에 통보하고 증선위에도 이를 보고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이른 시일 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크기 때문에 다음 달에는 증선위에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는 게 당국 안팎의 전망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전일 기자들과 만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결과에 대해 기존 감리 결과에서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당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에 고의적인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중징계 방침을 증선위에 전달했다.

증선위는 그러나 2015년 고의적 분식회계 판단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체결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공시를 누락한 것에 대해서만 제재를 결정했다.

금감원은 재감리를 통해 2012~2014년 회계 처리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 증선위가 주장했던 논리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이 고의적 분식회계에 따른 중징계라는 큰 틀을 바꾸지 않으면서 증선위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증선위에서 금감원 중징계안을 수용한다면 분식회계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어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또 최근 당국이 바이오산업 지원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한번 바이오 업황에 타격을 주게 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이 나게 된다면 그동안 논란이 됐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당하게 부풀렸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것"이라며 "삼성물산에 대한 조사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른 시일 내에 금융위에 재감리 결과를 제출하면 공은 다시 증선위로 넘어가게 된다"며 "이미 충분한 논의를 거친 사안이기 때문에 지난번 심의 때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와는 별도로 증선위의 고의적인 공시 누락 판단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해 분식회계 문제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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