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균형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내년 금리 인상 전망치는 연준 위원들의 예상치보다 낮다. 그만큼 시장이 연준의 의중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CNBC는 17일(현지시간) 시장과 연준의 괴리는 아마도 시장이 인플레이션 이후 부문, '금융 불균형' 억제 부문을 읽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즉 연준이 자산가격을 통제하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위원은 주식, 회사채 등 기타 위험자산이 가져올 위험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위원은 연준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지속해서 오버슈팅할 위험"이나 혹은 "상당한 금융 불균형으로 직면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장기 금리 수준을 웃도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부문에만 집착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짐 캐론 매니징디렉터는 "소위 중립금리를 넘어서까지 금리를 올릴지는 인플레이션이 과열을 억제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단지 몇몇 위원들만이 정책이 제약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대다수 위원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길 원한다고 진단했다.

네이비 페더럴 크레디트 유니언의 로버트 프릭 기업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피하고자 금리 인상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전문가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점진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진단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압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의사록에서 대다수 지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은 2%나 이보다 약간 더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으나 인플레가 계속 과열될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나타날 때 어떤 것을 하려면 종종 너무 늦을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종종 금융시장에서 먼저 나타나고 이후 확산한다고언급해 금융 불균형을 우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시사했다.

파월은 "원인이 무엇이든지 지난 두 번의 리세션에서 불안정한 과잉은 주로 인플레이션보다 금융시장에서 나타났다"라며 "따라서 위험 관리는 과잉 신호에서 인플레이션을 예견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CNBC는 파월 의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경제학자 출신이 아닌 시장의 경험이 많은 의장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임자들보다 금융 불균형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S&P500지수는 금융위기 당시 저점에서 322% 올랐으며 주가는 미래 수익의 15.7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주가수익비율 14.5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로버트 실러가 개발한 경기 조정 주가수익비율로 보면 S&P500지수는 닷컴 버블 수준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지만, 1929년 주식 대붕괴 때와는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찰슈 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전략가는 "전통적인 인플레이션보다는 금융시장 과잉과 관련해 더 큰 위험이 있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시장과 연준은 여전히 내년 금리 인상과 관련해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연준은 내년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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