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상대적으로 안전한 경기방어주의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란 견해가 고개를 들고 있다.

투자자들은 최근 나타난 증시 급락을 대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미국시간) 이달 들어 주식과 채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완화 정책을 철회하는 상황에 투자자들이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고 미국 국채 금리는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많은 투자자가 이번 시장 혼란에 대해 전환기의 초기 단계로 평가하며 기술주와 같은 위험 자산에서 경기방어주와 같은 안전한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금리를 올린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입장이 확고해 국채 금리가 더 뛸 수 있다며 이는 기술주의 투자 매력을 줄인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의 부양책을 업고 마음껏 위험 자산에 투자해도 된다는 투자자의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다는 게 신문의 판단이다.

다만, 신문은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필두로 한 성장주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으나 아직은 신뢰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T로프라이스의 대럴 라일리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미국과 기술주에 투자 여력을 집중하고 있는 고객이 많다"며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유럽과 일본 주식을 매수해 자산을 다각화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급락은 투자자들이 정신을 차리게 하는 모닝콜이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신문은 최근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7년 만의 최고 수준인 3.227%까지 뛴 것이 투자자들의 분산투자 욕구를 자극했다며 주식의 배당 수익률을 초라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는 것도 위험 투자 심리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174명의 펀드 매니저 중 38%는 내년에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1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응답자가 내년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매뉴라이프의 마이클 스캔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매력적인 투자 자산을 특정하기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며 "소수의 우량주에 투자하는 중인데 좋은 투자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문은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중립 금리에 도달하려면 멀었다고 언급했다며 지속적인 긴축을 시사한 것으로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훼손됐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증시가 주저앉기 전부터 많은 투자자가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신문은 아직 금리 수준이 증시 탈출을 정당화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급락으로 경기 둔화에 더 잘 견디는 주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여 주식 강세장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지만 금리 상승이 예고되므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INTL FC스톤의 유수프 아바시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수년 동안 안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은 빗나갔다"며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있으므로 이번 달처럼 변동성이 커지는 사례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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