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실한','신중한', '물가 목표수준 근접' 문구 삭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이 10월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치에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줄곧 포함되었던 '견실한' 문구가 삭제됐다.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던 지난번 통방문 문구도 빠졌다.

소비자물가 전망에서도 '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표현이 사라졌다.

한은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한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통방은 "주요국의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신흥시장국에서 환율 급등, 자본유출 등의 불안한 움직임이 다시 나타났다"는 문구는 삭제됐다.

국내 경제의 진단도 달라졌다. 지난달까지 유지됐던 '견실한' 문구가 빠지고 '대체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새롭게 포함됐다.

고용상황은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소폭에 그치는 등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보다는 완화된 표현을 썼다.

소비자물가는 농산물가격 상승세 확대, 전기요금 한시 인하 종료 등으로 오름세가 1%대 후반으로 높아졌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달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목표 수준에 점차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에서 "1%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8월)그 때는 물가가 1%대 초중반이었는데, 이미 1%대 초중반에서 올라섰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표현을 이어가기는 곤란하다"며 "물가가 낮았을 때 썼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주택시장은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내다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언급했었다.

금융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주가 급락 등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은 상당폭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언급한 '대체로 안정된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장기시장금리는 주요국 금리의 움직임 등을 반영하여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8월에는 일부 신흥시장국 금융불안, 고용 부진 등으로 하락했다는 평가를 했었다.

금통위는 이달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견실한 성장세' 문구와 '신중히' 문구가 모두 빠졌다.

이 총재는 "'견실한 성장세'를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바꿨는데, 잠재성장률 수준도 '견실한'의 범주에 들어간다"며 "요즘 상황은 '견실한' 보다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표현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는 금통위의 판단에 따라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중히'라는 말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한다, 소극적으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같다"며 "잠재성장률과 목표에 가까운 물가라면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겠다고 밝혔는데, 그런 단계에 좀 더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주요국과의 교역 여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 깊게 살피기로 했다. 지난달 문구와 동일하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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