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가 전반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확산하며 주식시장 거래시간 단축 요구가 거세진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지며 거래시간 연장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했다. 업무 부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증권사 직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주요 증권사는 한국거래소의 청산, 결제 마감 작업이 늦어짐에 따라 코스피200 선물·옵션 야간시장 개장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안내했다.

한국거래소는 "회원사에 청산결제가 지연되고 있다고 사전에 안내를 했으나, 실제로 개장이 지연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야간 선물옵션 시장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후 6시에 개장해 익일 오전 5시까지 거래된다. 거래소는 국내 증시가 마감된 이후 야간 선물옵션 개장 전까지 데이터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빠듯해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야간 선물옵션 개장 시간이 지연되는 일이 반복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데이터 작업이 자주 시간에 쫓기는 편이고, 종종 개장 지연으로까지 이어진다"며 "증시 마감 시간이 30분 늦춰지면서 시간이 더 빠듯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 거래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증시 마감 시간이 종전 오후 3시에서 30분 연장됐다.

증시 유동성을 늘려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표였으나, 직원들의 업무 부담만 늘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와 트레이더 등도 거래시간이 늘어나면서 업무 피로도가 가중됐다고 했다. 시장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에 더해, 기업 탐방과 세미나 등의 일정을 수행하기도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결제업무(백오피스)도 펀드 기준가 산정 등으로 마감 시간이 빠듯해졌다.

거래소는 증권노동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종가정보 제공시간을 앞당기고, 시간외시장 거래시간 등을 단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규장 마감이 연장되면서 일부 업무도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했다"며 "대다수의 증권노동자가 하루 10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절대적인 거래 시간의 문제라기보다는 후속 업무로 인해 근무시간이 길어진다는 게 문제"라며 "전산화, 고용 확대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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