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매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영향이 이어졌지만, 뚜렷해진 안전자산 선호에 보합세로 마감했다.

단기물인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2.9%대를 상회하며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3bp 하락한 3.175%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3.216%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오른 3.359%를 나타냈다. 장중 3.374%로 오르며 4년래 최고치인 3.401%에 다시 근접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하락한 2.874%를 보였다. 장 초반 2008년 6월 25일에 기록한 3.014% 이후 가장 높은 2.907%를 찍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9.6bp에서 이날 30.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값은 주식과 이탈리아 국채 등을 포함한 위험자산이 압박을 받으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장 초반에만 해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여전히 긴축적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국채수익률의 큰 폭 상승세가 다시 이어졌다.

의사록에서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경기를 둔화시킬 수준까지 제약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지속해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지에 대한 위원들 간의 논의도 있어, 성장 속도를 늦추거나 가속하지 않는 이론적 수준의 중립보다 더 높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무역전쟁과 글로벌 확장세 둔화 우려 등에도 연준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만큼 탄탄하다고 확신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연준의 의사록을 보면 오직 매파적인 것만 보인다"며 "어떤 식으로든 속도를 늦추려는 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계속해서 경제가 과열될 것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연준은 향후 몇 년 내에 일어날 수 있는 경기 둔화에 대비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금리를 인상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타자닉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 2% 목표치를 따라가면서 연준 의원들 내에 매파적인 성향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소 제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선호하는 매파적인 성향은 내년에 3번의 금리 인상을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역시 탄탄한 고용시장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5천 명 감소한 21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 명이었다.

이는 1969년 이후 거의 최저 수준이다.

오후 들어 다우지수 등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1% 이상으로 낙폭을 키우자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수요가 늘어났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정상 회의에서 유럽연합(EU)의 예산안 규제가 성장과 금융환경을 훼손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이탈리아를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이후 이탈리아 국채 시장에 패닉 성 매도가 쏟아졌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13bp 급등한 3.674%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과의 스프레드는 325bp로 확대됐다. 이는 5년래 최대 격차다.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이탈리아의 위험이 늘어난 대가로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추가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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