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부담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매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영향이 이어졌지만, 뚜렷해진 안전자산 선호에 보합세로 마감했다.

단기물인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2.9%대를 상회하며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 기대에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 증가 부담과 위험자산 투자 심리 위축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증시가 3% 가까이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중국은 우리의 어떤 요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은 불공정한 거래자고, 불법적인 거래자며 우리의 지적 재산을 훔쳤다"고 맹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그들(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나는 그들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고 하는 등 중국에 대한 압박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다만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중국은 경제무역 영역에서 강한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으며, 이런 대세를 역전시킬 수 없다고 본다"며 "중국과 미국이 장애물을 걷어내고 더욱 긴밀한 경제무역 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며 누그러진 발언을 내놨다.

유럽 정치 상황도 불안하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합의가 어려워진 가운데, 브렉시트 전환(이행)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EU가 이탈리아 예산안을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탈리아 10년 국채금리는 전고점을 뚫고 올랐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EU의 예산 규정을 해치는 것은 경제에 위험이 된다는 지적을 내놓은 점이 시장 불안을 가중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에서 5천 명 감소한 21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 21만 명에 부합했다.

필라델피아 연은에 따르면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의 22.9에서 22.2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0.0보다는 강했다.

9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0.5%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선행지수는 8월에는 0.4%, 7월에는 0.7% 올랐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새로운 테일러 준칙(Taylor rule)을 최근 상황에 적용할 때 당장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속해서 금리 인상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 중이다.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은 "지난 2월 이후 경제에 대한 전망이 많이 바뀌지 않았다"며 "경제에 대해 낙관할 만한 많은 이유가 있으며 경제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늘어날수록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없애는 데 있어 더 점진적일 수 있다"면서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 종착점이 더 높아졌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미국 고용시장이 유례없이 타이트하다면서 임금과 인플레이션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제롬 파월 의장에 힘을 실어줬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7.23포인트(1.27%) 하락한 25,379.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0.43포인트(1.44%) 하락한 2,768.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7.56포인트(2.06%) 급락한 7,485.1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중국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 국채금리 동향,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증시가 대폭 하락하면서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75.19포인트(2.94%) 급락하면서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부담에다 미국과의 무역갈등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분기 중국 성장률이 6.6%로 전 분기 6.7%보다 다소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가운데, 위안화 약세도 지속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장중 6.94위안도 넘어서면서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에 대한 의지가 재확인된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일부 위원들이 이른바 중립금리 수준을 넘어서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날 장 초반 10년 국채금리가 3.2% 선 위로 다시 오르고, 2년물 금리는 2.9%를 넘어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는 다만 증시 불안이 심화하면서 장중에는 상승 폭을 줄였다.

최근 미국 주택시장 지표의 부진과 주요 투자은행의 부정적 전망 등으로 주택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중 84.1%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순익을 발표했다.

종목별로는 트레블러스 주가가 실적 호조에도 1% 하락해 마감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가 3.9% 이상 급락했고, 애플도 2.3% 내렸다.

업종별로는 임의 소비재가 2.11% 하락했고, 기술주고 2.02% 내렸다. 커뮤니케이션은 1.84%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 금리 상승 추세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이 길어질 수 있다고 봤다.

아이콘 펀드의 크레이그 칼라한 대표는 "시장의 불안은 연준에 대한 신뢰부족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적일 수 있다는 공포가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8.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31% 상승한 19.8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3bp 하락한 3.175%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3.216%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오른 3.359%를 나타냈다. 장중 3.374%로 오르며 4년래 최고치인 3.401%에 다시 근접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하락한 2.874%를 보였다. 장 초반 2008년 6월 25일에 기록한 3.014% 이후 가장 높은 2.907%를 찍기도 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9.6bp에서 이날 30.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값은 주식과 이탈리아 국채 등을 포함한 위험자산이 압박을 받으면서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장 초반에만 해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여전히 긴축적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국채수익률의 큰 폭 상승세가 다시 이어졌다.

의사록에서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경기를 둔화시킬 수준까지 제약적인 수준으로 금리를 지속해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지에 대한 위원들 간의 논의도 있어, 성장 속도를 늦추거나 가속하지 않는 이론적 수준의 중립보다 더 높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무역전쟁과 글로벌 확장세 둔화 우려 등에도 연준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만큼 탄탄하다고 확신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연준의 의사록을 보면 오직 매파적인 것만 보인다"며 "어떤 식으로든 속도를 늦추려는 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계속해서 경제가 과열될 것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것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연준은 향후 몇 년 내에 일어날 수 있는 경기 둔화에 대비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금리를 인상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캐시 보스타자닉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이 감당 가능한 수준인 2% 목표치를 따라가면서 연준 의원들 내에 매파적인 성향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소 제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선호하는 매파적인 성향은 내년에 3번의 금리 인상을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오후 들어 다우지수 등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1% 이상으로 낙폭을 키우자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수요가 늘어났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유럽연합(EU)의 예산안 규제가 성장과 금융환경을 훼손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이탈리아를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예산안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이후 이탈리아 국채 시장에 패닉성 매도가 쏟아졌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13bp 급등한 3.674%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과의 스프레드는 325bp로 확대됐다. 이는 5년래 최대 격차다.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이탈리아의 위험이 늘어난 대가로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이 추가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4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533엔보다 0.293엔(0.26%)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54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062달러보다 0.00515달러(0.45%)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53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48엔보다 0.95엔(0.73%)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0% 상승한 95.937를 기록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의사록에서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포함한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의지를 엿볼 수 있어 달러화도 대체로 강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고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위험회피 심리도 커져 달러화를 지지했다.

최근 달러 랠리를 이끈 미국 국채금리도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3.2%를 웃돌았고,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9%를 상회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NAB의 레이 아트릴 통화 전략 대표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달러 매수가 지속하고 있다"며 "연준이 할 수 있는 금리 인상을 시장이 가격에 덜 반영했다는 인식에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브라이언 다인거필드 거시 전략가는 "FOMC 의사록 이후 국채수익률이 올랐고 이에 관심이 더 모였다"며 "달러는 전반적으로 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위험 환경은 어떤지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등 위험회피 심리에 더 안전자산인 엔화에 달러화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 예산안을 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이탈리아와 EU의 정치적 충돌 긴장 역시 높아졌다. 이탈리아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EU의 예산 적자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유로-달러는 다시 1.15달러대를 내줬다.

DBS의 필립 위 외환 전략가는 "타협을 위한 이탈리아의 한 단계 진전이 가시화되기 전에 유로존의 투자 심리는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지만, 미국의 경고는 계속된 데다 중국 경제 우려까지 더해져 중국 위안화는 추가 약세를 보였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 역시 지속했다.

달러-위안은 6.9371위안으로, 7위안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장중 6.94위안대까지 오르며 지난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CMC마켓의 마이클 매카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발전임이 틀림없다"며 "특히 이머징마켓 통화 관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머징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멕시코 페소와 터키 리라가 1.5%, 1.3% 하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는 1.6% 떨어졌다.

씨티그룹의 칼빈 티세 분석가는 "향후 6개월간 위안화 움직임을 본 뒤 미국이 내년 4월 보고서에서 중국을 지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명히 언급돼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들 역시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대해 "아주 극적이지 않고 단계적인 확대를 밟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1.6%) 하락한 68.6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부담과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실종 사태의 추이 등을 주시했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650만 배럴이나 늘어난 점이 지속해서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원유 재고는 4주 연속 증가했다. 특히 지난주는 허리케인 마이클의 영향 등으로 미국 내 원유 생산이 하루평균 30만 배럴가량 줄어든 가운데도 재고가 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페트로 매트릭스의 올리비아 자콥 연구원은 "재고가 쌓이고 있다"며 "특히 매주 추세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초 유가를 밀어 올렸던 사우디와 미국 간 긴장 우려도 한층 줄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사우디 방문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사우디가 언론인 실종과 피살 의혹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철저한 조사를 할 것으로 약속했다"면서 "피살 의혹에 대해 완벽한 입증을 하기 위해 며칠을 더 주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와 오랜 기간 전략적 관계를 맺어왔다며 사우디의 조사 이후 미국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사우디 왕실에 책임을 묻지는 않고 있는 형국으로 양국이 충돌하면서 사우디가 원유를 무기로 사용할 것이란 우려도 사그라들었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공급 차질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미국이 사우디 왕실을 감싸면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 온 증산 등을 통한 유가 안정에 사우디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4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부진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재확인된 데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진 영향이다.

특히 중국 경기 우려는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원유시장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원유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증가 추세에 대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JBC에너지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재고의 강한 증가세가 4주째"라면서 "이 기간 2천200만 배럴의 재고가 늘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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