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지난달 말부터 보험업계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할부 등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대출자의 연간 소득으로 나눈 지표다.

시중은행과 상호금융은 올해 3월과 7월부터 가계대출 취급 시 DSR을 시범운영 중이고,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도 이달 말부터 도입된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

DB손보는 정책적으로 지난해부터 판매를 중단했으며 KB손보와 롯데손보도 주담대 신규 취급을 하지 않고 있다.

보험사들은 은행과 달리 주담대를 주력 영업 부문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올 상반기 보험사 가계대출 잔액은 118조5천억 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7~8%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중소형사의 경우 내부적으로 주담대 영업을 위한 조직이나 인력도 열악해 대출모집인 등 외부에 위탁용역을 맡겨 주담대를 취급하는 곳도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주담대 상품을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 손보사도 있지만, DSR 규제로 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추이를 보면서 판매 중지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과 비교해 주담대 영업 기반도 약해 굳이 사업을 유지해야 할 이유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DSR 규제강화를 통해 2021년까지 가계부채 증가율을 5%대로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주담대 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에 보험사들이 더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보험사의 기업대출 잔액은 95조8천억 원으로 전 분기 말보다 2조9천억 원(3.2%)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율(1.0%)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장기적인 자산운용이 중요해 대출 기간이 긴 주담대를 취급할 필요성이 있다"며 "수요가 줄더라도 대형 생보사들은 주담대 영업을 지속하겠지만,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은 규제강화로 사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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